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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Oct 16. 2015

소설이라는 시, 프란츠 카프카의 유산

근대 세계란 인간이 실종된 미로다 - 밀란 쿤데라

시인은 시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시는 저 뒤쪽 어디에 있는 것
오래 오래전부터 그것은 거기 있었고
시인은 다만 그걸 찾아내는 것일 뿐


카프카는 예언한 것이 아니다. 그는 다만 "저 뒤쪽 어디에"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그는 자신의 봄(見)이 미리 봄이 되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에게는 사회 체제의 가면을 벗기고자 하는 의도도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실제 사생활을 통해 알 수 있게 된 메커니즘을 조명했던 것이고, 훗날 역사의 흐름에 의해 이 메커니즘이 커다란 무대 위에 올려지게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카프카의 유산에 열렬히 집착하는 것이나 그것을 내 개인적인 유산으로 옹호하는 것은, 모방할 수 없는 것을 모방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의 소설들이 바로 소설의 '근본적인 자율성'의 모범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에 의하여 프란츠 카프카는 다른 어떠한 사회학적,정치학적 성찰도 우리에게 말해 줄 수 없었던 인간 조건을 우리에게 말해 줄 수 있었다.


근대 세계란 인간이 실종된 미로다.


프란츠 카프카<변신> / 페데리코 펠리니<LA STRADA, 길> / 외젠 이오네스코<대머리 여가수>

헤르만 브로흐<몽유병자들> / 로베르트 무질<특성 없는 남자>

비톨트 곰브로비치<페르디두르케> / 사무엘 베케트<고도를 기다리며>



카프카의 모더니즘은 비서정적이고 반낭만주의적이며 회의적이고 비판적인 모더니즘이다. 카프카와 더불어, 그리고 그 후에는 무질, 브로흐, 곰브로비치, 베케트, 이오네스코, 펠리니 등이 있다. 점점 더 미래를 향해 질주함에 따라 '반근대적 모더니즘'의 유산이 그 무게를 더하고 있다.


 -밀란쿤데라 <소설의 기술> p167, p179 발췌-





밀란 쿤데라가 이야기하는 카프카는 대단한 사람이다. 나는 아직 카프카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소설<변신> 리뷰를 반복해서 봐왔다. 그 리뷰만으로 알 수 없는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했다. 쿤데라가 이야기하는 카프카에 대해 상상했다. 아직 나에겐 쿤데라도 그가 좋아하는 브로흐나 카프카도 어렵긴 마찮가지다.  다음에 읽을 소설이 가까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쿤데라는 작가가 법에 의해 자신의 신분을 비밀로 하고 가명을 사용해야만 하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 이유는 책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자신의 자아를 남에게 부과하기 좋아하는 사람, 권력의 본성 스스로 가장 그로테스크(우스꽝스러운)한 각색.... 근원적 제약, 문학 활동에 있어 공격성의 감소, 작품에 대한 전기적 해석의 사라짐.... 그것을 원한다. 나같은 독자를 그는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작가에 대해 모르고 글만을 원하다면 좋을텐데...






 by 훌리아

http://m.blog.naver.com/roh222/220152212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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