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vs 자기 파괴

이기적인 배려

by 고냥이

나는 내가 진정으로 배려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말을 이쁘게 하려고 노력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아픈 심장을 부여잡고 연이를 신경 쓰고 있다. 그러나 혹여 이 관심이 연이에게 부담이진 않을까 그 아이에게 나의 배려가 해가 되진 않을까 고민하여 오늘은 연이가 연이 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두기로 했다. 나는 어쩌면 연이에게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녀에게 배려라는 것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연이가 나를 떠나지 않았으면 해서 나를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어서. 이것 또한 나의 결핍인 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떠났기에 연이만큼은 나를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그 아이를 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연이에게 미안하다. 나의 결핍을 그 아이에게 찾고 있는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하면서도 배려를 멈출 수 없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나는 배려를 하지 않았던 거 같다. 했었는데 기억을 못 하는 건지는 몰라도 중학교 때의 나는 엉망진창이었다. 친구들에게 억지로 관심을 요하고 그들이 소중한지 모른 채 막대했다. 그들에게 나름 장난이랍시고 "죽을래?"라는 말을 많이 했던 거 같다. 그런 내가 철이 든 것은 어쩌면 1년 전 첫 번째 입원을 하고 나서일 것이다. 그때의 입원으로 생각이 많이 변했고, 나는 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나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 결론은 나름 만족스러웠다. 나에게는 많은 장점이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을 이해하는 장점이 있었다. 사람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 그리고 깊게 생각하는 것. 그래서였을까? 나는 생각하는 나에 태도 집착했다.

나에게 있어 생각을 멈추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각을 하기에 내가 존재한다고 여겼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느꼈다. 나름의 자부심? 이었던 거 같다. 생각을 깊게 하고 고민하는 내가 멋져 보였다. 그러나 결핍이 채워지지 않고 생긴 자존감은 나를 더 파먹었다. 생각을 과도하게 하게 되어 나는 결국은 자기혐오의 길로 되돌아왔다. 내가 찾은 나의 첫 장점을 놓지 못하고 여전히 나를 미워하니 나의 칼이 나에게 비수가 되어 날아왔다.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 생각을 해서 여러 사람에게 받은 칭찬들이 나의 강박이 된 것이다. 결국은 나는 나의 생각으로 사람들을 돕기 시작한 거 같다. 그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나는 무너져 내리고 설령 그들이 나를 인정해도 나는 믿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착한 아이가 되기로 결정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음을 알고도 사랑받기를 갈구하면서.

배려를 멈추면 마음이 편해지는 거 아닌가? 고민해 보아도 나는 알고 있다.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배려는 어쩌면 나에게 가장 중요한 미덕일지도 모른다. 배려해야지 사랑받을 수 있고 모두가 배려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믿기에. 벼혀를 안 하면 미움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아니라는 것을 그럼에도 나는 왜인지 모르게 멈출 수 없다. 배려를 멈추면 죄책감도 들지만 무엇보다 불안한 거 같다. "나를 미워하면 어쩌지?" 하는 한 문장이 나에게 배려라는 씨앗을 심어준다. 씨앗은 자리지는 않고 밑으로 뿌리내려 깊숙이 박힌다. 그 뿌리은 이미 나의 무의식을 장악했을 것이다. 나에게 계속 배려해야 한다고 명령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에서 나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나의 가치관은 그를 표면에 띄운 뒤 아래로는 사랑받아야 한다는 물감을 퍼트린다. 퍼진 물감들은 가른 물감과 만나 검게 변해 나는 더 이상 나의 바다를 흐린다. 나도 알고 싶다. 나의 바다의 풍경은 어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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