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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승희 Sep 22. 2022

맥주의 나라

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일상이 퀘스트인 노가지의 기록


맥주의 나라






대한항공 레일 앤 플라이 티켓은 프랑크프루트 항공권과 함께 공항에서 독일의 다른 거점도시로 곧장 이동할 수 있는 DB기차표를 함께 묶어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이었다. ……그러나 대한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했던 레일 앤 플라이 티켓의 정체를 아는 직원은 없었다. 난감했다. …… 추가 비용 없이 끊었던 티켓을 교환하여 야간열차에 탑승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또다시 플랫폼이나 시간이 변경되면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객사 내 전광판 안내를 읽는 법을 일러주시기도 했다. 


……근무시간이라 끝까지 도와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개인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셨고 문제가 생기면 이쪽으로 연락을 달라고, 우리의 기차 탑승 시간이 본인의 퇴근 시간 후이나 다시 와서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중략)



야간열차로 함부르크를 거쳐 9시간 만에 온 베를린. 그래도 나가보겠다고 몽롱한 정신을 이끌고 근처를 둘러보고 들어오자마자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다음날, 우리는 이렇게 시차 적응을 했다며 계획했던 베를린에서의 둘째 날 일정을 위해 나섰다. …… 꿈꿔왔던 로망과 엑셀로 20일이 넘는 일정을 철저하게 계획해놨기에 순탄할 줄 알았던 나의 독일 여행은 시작부터 한숨으로 채워졌고 집에 돌아가고 싶단 원망으로 가득 차려했다. 


그때마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멘탈이 흔들리다 못해 무너지려고 할 때, 상상했던 모든 것이 생각과 달라 눈물이 터져 나오려고 할 때마다 구원자들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대한항공 실습생님이 그랬고 스타벅스 아저씨가 그랬다. 덕분에 독일 땅을 밟자마자부터 시작된 어려움을 밑천 삼아 여행은 결코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과 일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도 살 길은 있으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그것은 계획이란 이름에 갇혀 하나부터 열까지, 분 단위까지 짜 놓은 타임테이블대로 움직여야 했던 내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였다. ……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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