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써본다
아침부터 추석날 끝내놓은 겨우 마친
일들을 보고하고 공유하느라
목요일인데 직장인 월요일같이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무겁지 않게 병원에 갈 수 있다
생각하며 기뻤다
중간중간 첫 수술을 앞두고 유서 같은 걸 적고 싶었다
사람일이 어찌 될지 모르니
머라고 적지 머라고 말하지
라고 생각하는데
나 참 행복하네
행복했다
함께라 다들 너무 고마웠고
아주 많이 사랑했다고
쓰려고 했다
오래 슬퍼하지 말고
먼저 가서 그냥 미안하지만
덕분에 고마웠다고 써야지
생각하는 내가 좋았다
현실감이 없어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이가 없어서 오히려 다행이다 속으로 생각도 해본다
갑자기 내 곁을 떠난 이들이 떠올렀다
어쩌면 나 정도면 한마디 남기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전해줄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
나 정말 가진 게 없다
돈도 없고 빚만 있고 집도 없고
저작권료를 받기 나 하나 ㅎㅎ
모르겠다 선물같이 뭐라도 주고 싶은데
그런 게 없어서 좀 아쉽다
엄마랑 오빠랑 토리랑
수술이 잘돼서 돌아오면
남길만한 걸 해야겠다 싶다
내일 아침이 되면 얼마나 아플지 모르겠지만
수술 전 오늘 밤엔 그런 생각을 한다
아 그래서 다들 그렇게 책을 쓰고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것인가
이름 말고 판권이나 저작권료를
남기고 전하고 싶다
내 마음을 품은 그림도 더 그리고
유서인 척하면서 사실은 진실된 나의 꿈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써본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썼던 글들이
지나고 나서 참 좋았다
매일 밤마다 쇼츠 디적거리고 싶었던 마음을
참고 적었던 잡담이 참 좋았다
이 글도 그런 글이 되길
수술이 잘되고 아픈 후기를 공유하길
모두 안 아픈 밤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