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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hkong 노콩 Sep 19. 2024

수술 전 날 마음이 어떨까 몰라

글로 써본다

아침부터 추석날 끝내놓은 겨우 마친

일들을 보고하고 공유하느라

목요일인데 직장인 월요일같이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무겁지 않게 병원에 갈 수 있다

생각하며 기뻤다

중간중간 첫 수술을 앞두고 유서 같은 걸 적고 싶었다

사람일이 어찌 될지 모르니


머라고 적지 머라고 말하지

라고 생각하는데

나 참 행복하네

행복했다

함께라 다들 너무 고마웠고

아주 많이 사랑했다고

쓰려고 했다

오래 슬퍼하지 말고

먼저 가서 그냥 미안하지만

덕분에 고마웠다고 써야지

생각하는 내가 좋았다


현실감이 없어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이가 없어서 오히려 다행이다 속으로 생각도 해본다

갑자기 내 곁을 떠난 이들이 떠올렀다

어쩌면 나 정도면 한마디 남기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전해줄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

나 정말 가진 게 없다

돈도 없고 빚만 있고 집도 없고

저작권료를 받기 나 하나 ㅎㅎ

모르겠다 선물같이 뭐라도 주고 싶은데

그런 게 없어서 좀 아쉽다

엄마랑 오빠랑 토리랑

수술이 잘돼서 돌아오면

남길만한 걸 해야겠다 싶다

내일 아침이 되면 얼마나 아플지 모르겠지만

수술 전 오늘 밤엔 그런 생각을 한다


아 그래서 다들 그렇게 책을 쓰고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것인가

이름 말고 판권이나 저작권료를

남기고 전하고 싶다

내 마음을 품은 그림도 더 그리고

유서인 척하면서 사실은 진실된 나의 꿈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써본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썼던 글들이

지나고 나서 참 좋았다

매일 밤마다 쇼츠 디적거리고 싶었던 마음을

참고 적었던 잡담이 참 좋았다

이 글도 그런 글이 되길

수술이 잘되고 아픈 후기를 공유하길


모두 안 아픈 밤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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