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브런치를 즐기는 오늘
집에 먹을 것이 똑떨어져서 오늘은 시장이던 마트던 가야 한다.
아침에 출발할까 작업을 하다가 갈까 고민도 잠시
고픈 배와 여유로운 오늘의 일정을 생각해 보니
나가서 브런치를 먹고 마트를 가는 게 좋을 거 같아
브런치를 먹자고 했다.
오랜만.... 둘만 브런치를 나가서 먹는 게 얼마만인가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둘이서 많이 놀아둬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항상 둘이서 같이 일하고 붙어 있기 때문에 굳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번에 바쁘고 나니, 그리고 그 바쁨으로 한 두 달이 순식간에 지나고 나니
이제 얼마 안 남았다.
D-88, 둘만의 시간이 별로 없겠다 싶다.
셋이서 함께 하는 시간도 즐겁겠지만 둘이서도 많이 놀아야겠다 생각하며
어느 브런치 집을 갈지 고민한다.
카페 전문가인 친구가 전에 추천해 준 가게 링크를 다시 들어가 보며
어디 갈지 고민을 하다가 그냥 집 앞에 거기 갈래? 해서 나의 최애 카페를 가기로 했다.
이곳은 내가 아끼는 집이라 빵을 좋아하는 소녀들이 오면
항상 가고 대접하는 곳이다.
두 번 정도 미팅과 친목으로 남편과도 간 적이 있었는데
빵과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그는 매번 그다지이라고 해서 일찌감치 빼놓은 집인데
본인이 가자고 했으니 난 대환영이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차를 근처에 주차하고 카페로 갔다.
그리고 샌드위치 하나 빵과 샐러드가 같이 있는 메뉴 하나
커피 두 잔을 시킨다.
따뜻한 커피는 연하게 타주세요라고 말하고 몫 좋은 자리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메뉴가 나오길 기다린다.
잠시 움직였다고 혹은 그냥 허리가 아프지만 참으면서 두근두근 얼마나 맛있을까 기대한다.
이런 아침만 계속되면 좋겠다 싶다.
아늑하고 행복한, 조급하지 않고 편안한
꽤나 비싼 메뉴에도 가격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독촉하는 이들 없이 맘 편히 맛을 즐기는 그런 날
반전은 거기 앉은 사람 중에 우리가 제일 빨리 먹고 나왔지만
우린 충분히 평화로웠다.
앞으로의 88일도, 그리고 남은 새로운 세상도 평화롭기를
작은 행복을 즐길 수 있기를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