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퇴소 후 귀가한 아기와 나 그리고 우리를 맞이해 준 남편
11일 차 집으로 온 나의 아기
이렇게 작은 아기와 집에 가야 한다니
전날까지도 무섭고 걱정이 되어서
불안했는데 불안한 들 집에 안 갈 것도 아니고
불안해 한들 나아지는 부분도 없어
마음을 다 잡기로 했다
걱정하지 말아라 다 괜찮을 것이다라는 남편의 말을 듣기로 했다 그래 다 잘될 것이다
열심히 해보자 그래
아침부터 집으로 오기 위한 여러 준비를 하는데
토요일이라 검사받아야 하는 병원 여기저기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서 예상보다 1시간은 더 늦게
우리 아기에게 갔다
집갈 준비를 마친 우리 아기는 공룡 겉싸개를 하고
자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의 여러 지침, 일정, 방법, 체크리스트, 할 일등을 듣고 배우고 미리 전했던 배꼽 소독, 유산균, 남은 물티슈등을 전해받았다
기저귀가 택배로 오지 않아서 조리원에서 여유 기저귀도
얻어 집으로 향했다
병원은 집에서 아주 가깝지만 5분이라는 시간이 전혀 가깝지 않았다
뒷좌석에 아기와 나는 앉았고 남편이 전날 붙여놓은
"신생아 이동 중" 차에 앉아 집으로 왔다
병원에서 나서는 순간부터 깜빡이를 켜고 마치 자전거가 달리듯
느린 속도로 집으로 향했다
한 번도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
집에 오는 그 짧은 5분 거리를
10분 동안 아기를 낳고 처음으로 눈물이 났다
많은 이들이 말하는 그 호르몬 탓인가
앞 날이 무서워일까 걱정 가득한 눈물이 났다
10분이 지나 우린 처음으로 다 같이 집에 도착했다
조리원이 아무리 좋다한들
집에 오자마자 느낀 건 정말이지
너무 평온하다는 것이다
나도 참 집에 오고 싶었나 보다
우리 집 냄새도 좋고 햇살도 좋고
우리 침대도 좋고 그냥 좋았다
아기를 위해 마련된 많은 장비들이 이제야 어색하지 않고 기세등등하게 보였다, 너네만 믿는다
지난밤 남편이 늦은 밤까지 자지 않고
요리를 한다더니 요리가 아니라 나름 파티를 준비했다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라는 문구가 적힌
글과 그림을 벽에 붙여 놓았고
풍선을 주위에 꾸며 놓았다
첫 홈파티가 아닐까
요란하게 떠들 순 없지만
귀여운 홈파티에 일상으로 돌아온 거 같아
두근거렸다
글귀 아래에서 처음으로 셋이서 사진을 찍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하는 것이 많아졌다
그녀의 처음을 함께 할 수 있어 설레고 뿌듯하고
벅차다, 시작도 하기 전에
더 많은 걸 해주고 싶고 더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의 가족 단톡방은
우리 아기의 탄생으로 요란해졌고
그러던 중간중간, 친오빠가 올린 사진에
엄마가 언제나처럼(?) 칭찬을 날렸다
"오호~~ 잘생겼다 울아들 멋지다"
처음에 이 답장을 보고 참 엄마 리액션은~
이라고 생각했다가
나도 오빠도, 엄마에겐 사랑스러운 아기였고
아직도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아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며칠이 지나
현실 육아를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나더라
내가 나의 아기의 모든 모습이 사랑스럽듯이 말이다
엄마한테 잘해야겠다
일주일이 정말 순식간에 흘렀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이례적으로 많이 태어난 아기들에
조리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첫 엄마, 첫 아빠를 하느라
우리 둘은 많이 버둥거렸지만
함께해서 평화롭게 시간을 보냈다
조카 20명의 명성에 맞게 남편은 내 상상을 초월하게
아기를 잘 돌보았고 멘붕이 오지 않았다
아기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인 나도 아주 잘 돌보아 주었다
그러는 사이
우리 아기의 탯줄이 떨어지고
기저귀를 잘 못 입혀 오줌을 2번에나 맞고
젖몸살이 오고 오케타니 가슴마사지를 받으러가
다시 모유수유법을 배우고
시누이네가 와서 목욕법을 알려주고
남편혼자 마트에 갔다가 분유를 잘 못 사 오기도 하고
막상 집에 와보니 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아
폭풍 쇼핑을 하기도 했다
밖은 춥다는 데, 나는 집에만 있어서
날씨를 모르겠지만 몸 컨디션이 왔다 갔다 힘들었다
5일쯤 고생하고 보니, 체온이 떨어져서 그런 거라는 글을 읽고 등 위쪽에 핫팩을 붙이고 나니 훨씬 컨디션이 괜찮다
언제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갈지 알 수 없으나
지금처럼 잘 나아가 보다 보면
다시 일상을 찾아가겠지
아기가 온 지 14일 차.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