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느리게, 그러나 아주 빠르게 흐르는 매일매일
하루가 분명 길고 매번 반복되어 지루하다
일주일이 너무 짧고 돌아서면 주말이 온다,
돌아서면 일주일이 지나서 같은 시간 안에 머물러있는 기분이다
신기하고도 무서운 쳇바퀴 안에 있는 듯이..
물론 그 안에 나의 아기는 너무나 귀엽지만
그 하루는 만만하지 않다
비교적 순딩이가 아닐까 싶을 만큼 아기는 순하고
잘 자며, 나와 남편은 손발이 잘 맞다
그렇다고 익숙하지 않은 패턴 속에 있는 오늘이, 어제가 쉽지 않다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한 달이 지난 기분이다
엊그제 아기를 낳았는데
고단함 속에 정신 차리니 28일 차
곧 한 달이 지나고 신생아 탈출이란다
나도 엄마가 된 지 한 달이 된다
여전히 어색하고 새삼스럽고 놀랍다
나의 변화
<몸>
- 다이어트
조리원 1주일에 총 6킬로 빠진 이후
임신으로 찐 18킬로의 나머지 12킬로는 여전히
원래의 나처럼 존재한다
이 살이 어색하지만(어색이라는 좋은 표현을 말할 수 있을까) 6주는 되어야 운동을 할 수 있고 나름 회복이 된다고 해서 잘 참고 있다, 어쩌면 6주가 지날까 조금은 무섭다 운동해야 하는데 그냥 버틸까 봐 말이다
회복과 모유수유를 위해 건강식을 잘 챙겨 먹고 있다
모유수유로 살도 빠진다는 데,
운동까지 하면 더 효과적이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 모유수유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아직은 잘 버티고 적응하고 있다
이렇게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다
고난에 빠질 때면 나의 쇼핑리스트에 모유수유 제품들을
가득 채운다 당장에 구매하지 않더라도 그것만으로도 해소가 되는 기분이다
- 그 밖에 고통
배가 땅기거나 얼굴이 빨개지거나 가슴이 아프거나
허리가 아프거나 지금 내게 오는 모든 통증을 검색하면
어쩔 수 없다, 자연스럽다, 호르몬의 영향이다라는 답이 나온다
어쩔 수 없는 지금 상황 속에, 첫 육아를 하니 힘이 든다
나의 고통과 나의 회복에만 집중하고 싶다
<정신>
- 엄마는 어떻게 엄마가 되었을까?
나이만 먹었지 여전히 철없는 내가, 엄마가 되어
이 아이의 울타리가 되어줘야 한다 생각하니 막막하다
이 직업을 계속 가도 되는지, 계속 가지 않고 회사를 간다고 답이 있는지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 너무나도 작은 이 아기가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한다
- 안전에 대한 공포
아기가 처음이라.. 나는 자주 걱정을 넘어선 공포가 몰려들 때가 있다
흔히 아기를 안을 때, 아기를 들 때, 아기 트림을 시킬 때
일상적인 행동에서도 그런 순간들을 마주한다
그래서 더 나의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아기는 불편해하고
나는 힘이 많이 들어 피곤할지 모르겠다
어찌 바로 적응하겠냐만은 꽤나 어색하고 떨어뜨릴까 봐 무섭다
- 부부간의 예민함
함께 육아를 해서 당연히 부딪힐 일이 생긴다
우리 서로 최선을 다하지만 예민한 상황 속에선 나의 노력과 수고가 가장 우선시된다
우리는 육아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며
처음으로 다툼을 했다
서로 잘 배려해 보자, 서로의 역할이 전혀 당연하지 않다라며 다독이며 끝이 났다
나는 끝끝내 하고 싶은 말을, 턱까지 차오른 말을 뱉지 않았고 그것은 남편 또한 마찬가지일 거 같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다,
서로의 예민함 속에 그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달라 보이지만 믿어 의심치 않아도 된다, 그 생각에 화가 가라앉는다
아기의 변화
- 몸무게
모유수유를 하면 분유보다 확실히 살이 덜 찐다더니
아직 4킬로가 되지 않았다
30일까지 4킬로가 목표였지만 아마 어려울 듯하다
3.8~4kg 정도는 키워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새겨듣고 있다
훗날 다이어트하겠다고 말할 그녀를 상상하며
지금은 부지런히 맥이고 너무 자면(4시간 이상) 깨워 맥이고 있다
- 피부
태열이 아닐까 추측되는 피부 트러블이 났다
집의 온도는 항상 비슷하지만 그날은 날씨가 더웠고
방문이 닫혀 있어서 더 더웠나 보다
그날로 태열이라는 온갖 유튜브를 다 봤는데
태열은 병명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더워서
피부 트러블이 났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옷을 얇게 입히고
속싸개를 걷어내고 스와들업을 입혔다
그러니 이틀 만에 꽤 괜찮아졌다
내 딸 피부 절대 지켜!!
- 잠
신생아 시기라 원래 잘 자는 타이밍이라고 하는데
우리 아기는 잘 잔다
너무 자나 싶은데, 간호사 지인들한테 물어보니
이 시기는 원래 잘 잔다고 곧 새로운 세상이 열릴 거라고 한다 무서운 마음에 아기에게 속사긴다
"너는 유니콘 같은 아기야, 순한 아기야, 잘 자는 아기야~"
- 귀여움
생각보다 상당히 귀엽다
작고 약하다 정말 너무 소중하다
아기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는 기분과는 또 다른 귀여움이다
거기다 초음파 사진과 너무 닮아서 신기하다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