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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hkong 노콩 Jun 26. 2022

삼십 대가 되어 선택해야 하는 많은 것들

선택이라기엔 너무 강압적인 선택지들

삼십 대, 서른이 참되고 싶던 나는 서른을 향해 부지런히 뛰어가는 몇 안 되는 청년이었다

내가 아는 서른의 멋진 언니 오빠들을 바라보며

나도 그들처럼 그런 서른이 되야지를 되새기며

열심히 살아왔다

좌절과 시련도 있었지만

나의 이십 대는 꽤나 부지런해 나는 괜찮다


다들 왜 그리 서른을 두려워하고 3을 두려워했던지

33살쯤 되니 알 거 같다

서른보다 더 소름 돋던(?) 31,32,32을 맞아하며

지금은 내 나이가 몇인지 매번 되새겨 봐야 하고 계산해봐야 했다 계산해보니 올해 나는 서른셋이다



서른둘에 결혼한 나는

생각보다 결혼을 일찍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나도 내가 친구들 중에 가장 먼저 할 줄 몰랐다

일찍이 작업공간과 삶터가 있었던 지라

결혼과 동시에 집을 마련할 필요가 없었던 나는 행운이었다

일 년이 채 다 지나기도 전에 우리는 이사를 계획하고

고민하며 자주 현타에 빠진다

이 모든 고민을 한 번에 했으면 정말 너무 어려웠을 거 같다

결혼 + 집 (+신혼여행?)

올해 결혼을 준비하는 생각하는 많은 친구들을 도닥이며 나는 너가 아주 대단한 거라고 이야기한다



너무 많은 이들이

어느새 "당연하다"라고 말하는

이 선택은 정말 대단하다,

아주 어렵다




서른이 머그리 어른이라고

우리는 평생 함께할 이도 정해야 하고

결혼을 결정하고

살집을 결정하고

내 방향성을 결정하고

물론 차근차근 준비해놓은 이들이라면

괜찮았을... 지도? 괜찮았을까?



이사를 위해 지도를 펼친 우리는

매일매일 공사 중인 이곳저곳에

지어지는 아파트들이 허탈하다

우스갯소리로 하던 1억 2억은,

롯데캐슬은, 아이파크는 무시무시하다

BMW도 테슬라도 캐스퍼마저 엄청나다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삼십 대

나는 너무나 많이 알기만 하고

그러나 얕기만 한 지금


괜히 금수저 아닌 내가 원망스럽고

고작 30이 되면서 놓쳤던 잔기회를 되새기며

나를 비난한다

허탈하다

선택지가 분명 많은 데 없다

선택이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잔잔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싶다

몇 년이 걸려 벌지, 달마다 얼마를 갚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생각하는 내가 아니라

다음 주 장마라 비 오는 그림을 그려야지 하고 싶다



비가 오니 투덜거리고 싶은 오후에

자유롭고 싶다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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