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별을 말할 때
그녀와 그는 아주 많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대개 모든 연인이 그렇듯 말이다. 그럼에도 사랑을 유지했고 결국 이별을 하기까지 그녀는 계속해서 감추었고 그는 거짓을 말했다. 서로 사랑했고 그것은 진심이었다.
그녀의 본격적인 감추기는 두 사람의 육체적인 관계를 맺은 직후부터였다. 좋았지만 표현하지 않았고, 보고 싶었지만 연락하지 않았고, 그의 전화나 문자를 무시했다. 그는 그런 그녀에게 내가 좋아하면 된다, 내가 보고 싶으면 보러 가면 된다, 내가 다시 전화하면 된다, 내가 좀 더 잘하면 된다고 거짓을 말했다. 얼마간 시간이 흘러 현실적인 문제는 현실성이 없어졌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 공중에 갈 곳을 잃고 떠다니게 되자 서로를 꼭 끌어안으며 헤어지기로 했다.
그녀는 불 꺼진 방에 홀로 앉아 두 눈을 꼭 감고 감춤에 대해 옳았다고 긍정했다. 그녀는 보잘것없는 자신의 현실로부터 자존심을 지켜냈고 그 대가로 그를 잃었다. 일 년 뒤, 삼 년 뒤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닐 것이다, 조금 더 크고 멋진 것이 내 손에 쥐어질 것이다, 그때 다시 사랑하면 된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그는 돌아가는 길에 자신이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했다. 그녀를 지킬 수 있었을까? 세상에는 가지고 싶고 정말 좋은 것을 가질 수 없어 포기하는 일도 일어나는 법이다, 돌이키기엔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 크게 느껴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사랑하지만 헤어지는 게 여러모로 나은 상황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그는 아마도 몇 번 더 재회와 이별을 거듭할 것이다. 감춤과 거짓으로는 사랑의 완전연소가 일어나지 않는다. 완전히 태우지 않는 진심의 사랑을 두고 각자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모두 태우고 뒤돌아서야 비로소 이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