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HY Oct 08. 2019

글쓰기에도 때가 있다

글쓰기 시간 활용법

이전 직장에 다닐 때 ‘일을 잘하는 사람’에 대한 글을 읽고 동료들을 놀린 적이 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스케줄 관리가 뛰어나다는 내용이었다. 야근을 많이 하는 동료에게 네가 일을 못하는 이유가 이 글에 담겨있어, 라며 타박했다.


“담배 피우고 잡담하는 시간에 대신 일을 해서 끝내면 되는 거잖아?”

그랬더니 동료가 말했다.

“나는 퇴근 시간이 임박해야 일이 더 잘 되는 거 같아. 집중력이 올라가고 아이디어가 샘솟아.”

하필 퇴근 시간 전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일을 마무리하면 저녁 9시가 넘는다는 게 동료의 말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에디터로 근무하고 있는 지금, 가끔 야근을 한다. 내가 놀렸던 동료처럼 담배나 잡담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오직 글쓰기에만 집중하는 데도 시간은 금방 사라져 버린다. 완성된 원고를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고치고 싶은 문장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수정에 수정을 반복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고 약속한 마감일을 지키지 못한 일도 허다하다.


해결책을 고민하던 중 마감 기한을 잘 지키는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어떻게 해야 마감시간에 늦지 않고 글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동료는 시간을 잘 배분해보라며 본인의 경우, 초안을 길게 쓰고 문장을 걷어내는 형식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초안을 쓰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했다.



아! 시간.

예전에 읽었던 ‘일을 잘하는 사람’에 대한 책 내용이 떠올랐다. 문제는 글이 아니라 시간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글을 쓰는 시간을 살펴보았다. 오전에는 그때그때 처리해야 하는 기획 업무를 처리하고, 기획 업무가 끝난 후부터 하나의 원고를 골라 끝날 때까지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원고의 ‘초안’은 반복적인 게 아니라 아이디어가 필요한 일. 원고 쓰는 날을 지정해 오전에 초안, 오후에 수정을 하는 걸로 일정을 조율했다. 즉, 오전에는 항상 새로운 글을 쓰고 오후에는 기존 글을 수정하는 방식이었다.


써야 할 원고가 한두 편일 때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서너 편으로 늘어나자 효과가 나왔다. 하루 동안 두 개의 다른 글을 쓰기 때문에 집중력이 유지되고, 새로운 글을 쓰면서 떠오른 표현들을 기존 글에 적용해보는 등 글쓰기에 시너지가 났다. 덕분에 원고 마감을 놓치는 일이 많이 줄었다.


지금은 이전 직장 동료의 말에 공감한다. ‘나는 오전에 글쓰기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 같아.’ 일에도 효율적인 시간 배분이 필요하듯이 글쓰기에도 적절한 때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글쓰기 시간을 찾고 적절히 활용한다면, 글쓰기가 조금 더 수월해질 것이다.



Q. 당신이 선호하는 글쓰기 시간은 언제인가요?




다음 매거진의 글은 공심 작가님의 <노션으로 협업 글쓰기>입니다. '매일 쓰다 보니 작가'가 어떻게 준비되고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공심 작가님의 글을 놓치지 마세요! 6명의 작가들이 전하는 글쓰기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은《매일 쓰다 보니 작가》매거진을 구독해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