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고 있는 나 자신을 드러내도 좋아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 잠시 포르투갈 여행을 했다. 그 때 프리워킹투어를 하며 만난 2명의 외국인이 있었는데, 그 중 한국인 엄마와 외국인 아빠를 둔 언니는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인지 빠르게 친해졌고, 그 날 밤새 술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그 당시 나는 기획과 디자인을 두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고,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언니는 나름의 인생조언을 해주었다.
가장 먼저 언니는 한국인은 너무 겸손하다며, 제발 그러지 말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는 나도 캐나다에서 절실히 느끼고 온터라 정말 격하게 공감했다. 캐나다에서 한 캐네디언이 프랑스어를 잘한다길래 와- 원어민 수준인가? 어떻게 저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지? 하며 생각했지만 그는 스몰 토킹도 겨우 하는 실력이어서 깜짝 놀랐었다. 그에 비해 한국인은 내가 봤을 때 원어민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준임에도 "영어 조금 해요" 라며 겸손해 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며, 나도 외국인들처럼 행동해봐야지 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겸손이 미덕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내가 나의 능력을 마구 어필하며, 잘한다고 이야기하며 다니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한국으로 돌아와 계속 노력을 하다 보니 지금은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조금씩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돌아다닌다. 대신,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선을 긋고 말을 하는데, 이는 나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 주었고, 그 덕에 나의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살고 있다.
다음으로 내가 하는 일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치부했었던 나를 깨어나게 해 주었던 이야기다. 나는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기획자로 일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너무도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지 못했고 언제나 다른 사람을, 다른 직업을 동경했다. 하지만 웹디자인을 하는 언니는 기획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며, 자신은 기획을 하고 싶지만 전체를 보고, 컨트롤하는 것이 쉽지 않아 못한다는 말과 기획이란 업무가 어떤 것인지 되짚어 주며, 아무나 할 수 없어서 '기획자'라는 직업이 따로 있는 것이라며 이야기 해주었다.
기획은 모든 일에 가장 첫 번째로 필요하며, 전체를 보며 큰 바탕 속 세부적인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 조율을 통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일의 우선순위가 흐트러지거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서류 작업 능력이 없을 시 매끄럽게 일을 해나갈 수 없다는 사실은 나는 왜 그렇게 쉽게 치부했었던지. 이 시간을 계기로 나는 기획이라는 업무를 하는 나 스스로를 인정했으며, 더 큰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자신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 물론 자신을 아주 잘 드러내며 자신감에 차 있는 성향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많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우리의 노력이 담긴 시간과 땀은 우리를 빛나게 해 준다. 하지만 예쁜 것도 항상 보면 예쁜지 모르고, 빛이 나도 항상 빛나고 있기에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내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빛나고 더 빛나고 싶은 욕심에 나의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앞을 보고 열심히 달려가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나의 빛의 모양과 색 등에 관심을 갖고 나 스스로를 인정하며 내가 갖고 있는 빛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도 중요한 시간이다.
기억해! 너는 오늘도 빛나고 있고, 햇빛보다 더 밝게 빛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