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효과가 궁금한가요?
내가 첫 명상을 시작하게 된 나이는 17살. 명상 따위에는 관심도 없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명상이란 것은 그저 재미없고, 지루한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때라 엄마의 권유에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겨울방학에 학생들 대상의 명상캠프가 열렸고, 가기 싫다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생과 나란히 손을 잡고 일주일간의 명상 생활을 시작했다.
명상캠프는 가만히 앉아서 명상만 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과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즐거운 시간도 많이 주어졌다. 놀고, 먹고, 눈을 감고 앉아서 명상을 하며 일주일이 흘렀고, 집으로 돌아가 마주한 엄마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나는 예민한 성격에 완벽주의 성격으로 짜증이 많은 아이였는데, 얼굴이 어린아이 같이 순순하게 바뀌고, 말도 예쁘게 했다며 지금도 너무 신기했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신다. 그렇게 명상은 좋은 것이구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바쁜 생활 속 시간이 흘러 잊혀졌다.
그러나 인생이 그렇듯,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슬럼프로 인해 원하는 대학도 떨어지고, 그냥 그렇게 살다가 편입을 준비했지만 원하는 대학들에 T.O가 발생하지 않아 원치 않는 학교에 지원을 했다. 하지만 가고 싶은 않은 대학교 시험이니 얼마나 대충 시간을 때우고 나왔을지.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함께 편입 시험을 준비했던 친구는 합격했고, 나는 말도 안 되는 자격지심으로 그 친구가 미워졌다.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는 “너 참 이상하다. 네가 떨어진 것이 그 친구 잘못도 아닌데 왜 친구를 미워해? 안 되겠다. 명상하러 일주일만 다녀 올래?”라는 이야기를 던지셨고, 명상에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그 주 주말에 바로 명상 센터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명상을 제대로 시작하게 된 순간이다.
다양한 방법의 명상이 있지만 내가 했던 명상에 대해 어떻게 하는지 잠깐 이야기하자면,
아빠 다리를 하고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눈을 감는다. 명상을 하면서 이 자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물론, 명상을 하다가 눕고, 기대고, 서고 다양한 자세로 자유롭게 해도 되지만 나는 정자세가 가장 명상이 잘 되기 때문에 정자세를 추천한다. 자세가 갖춰줬다면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명상을 시작한다. 이때, 음악은 틀어 놓지 않는 것이 좋아요. 자꾸 다른 상상을 하게 되며, 명상에 방해가 되더라고요.
1. 나를 돌아본다.
내가 살아온 삶. 즉, 나의 과거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장 먼저 갖는다.
부모, 친구, 지인에 관한 마음, 학교와 공부에 대한 마음 등… 자신을 돌아보다 보면 왜 늘 쉽게 포기했는지, 왜 늘 후회했는지, 왜 자신감이 부족했는지 알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과 안 좋은 추억이 떠올라도 비판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인다.
2. 나를 돌아보며 알게 된 많은 마음들을 비운다.
알게 된 다양한 마음들을 휴지통이든, 블랙홀이든 상상 속 쓰레기통을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내가 돌아본 삶을 비우다 보면, 맑고 평온한 본래 마음을 되찾게 된다.
3. 1,2번을 반복해서 한다.
이렇게 보니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내가 살아온 삶의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끄집어서 기억하고 버리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오랜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된다.
주의! 명상을 오래 하다 보면 명현반응이 생기기도 한다. ‘기몸살’이라고도 불리는데, 보통 자신이 자주 앓던 병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명현 반응이 심하게 와서 장염, 어지러움증, 몸살이 잦았고, 귀에서 소리도 나는 등 다양한 현상을 겪었다. 이때는 무리하지 말고 쉬면서 명상을 하는 것이 좋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정신이 지칠 대로 지쳐서 들어가게 된 이번 명상은 고등학교 때 했을 때와는 많이 달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내가 잘못된 마음을 먹었다는 것, 초등학교 때부터 낮았던 자존감, 짜증내고 후회하는 내 모습 등 나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꽤나 절실했던 시간에 명상을 한 것이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생각된다. 일주일만 하기로 했던 시간은 한 달이 흘렀고, 더 하고 싶었지만 다시 한번 편입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이번 편입 시험은 미술이 아닌 영어 공부를 통한 시험이었기에 영어의 주어와 동사도 구분을 못했던 나는 주변에서 상당한 걱정과 무시를 받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어공부로 치러지는 편입 시험은 공부를 하던 사람들도 미끄러지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로 어렵다고 한다. 그렇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힘들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고, 한 가지에 집중을 못하던 내가 집중력이 어마어마하게 향상되었다. 또한, 자존심 때문에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 질문하지 않고 아는 척하던 나는 모르는 것에 부끄러움 없이 물어보며 배울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은 한 달 간의 명상 효과였다.
장장 10개월 간 명상효과의 약발을 발판 삼아 내 인생 처음으로 공부 다운 공부를 했고, 목표로 삼았던, 내가 가고 싶었던 곳에 편입 성공을 했다. 덕분에 남들이 느끼던 대학 합격의 기쁨을 25살이라는 늦깎이 나이에 느껴보았다. 그 이후 일상생활에서 명상을 하지만 오랜 시간 명상에 올인해 집중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던 나는 회사 퇴사 후 워킹홀리데이에 가기 전 6개월 간 집중적으로 명상만 하기도 했으며, 중간중간 명상 약발이 떨어졌다고 느낄 때면 집중적으로 명상을 하며 나 스스로를 관리한다.
주변에 명상이 취미라는 이야기를 하면,
명상을 하고 어떤 점들이 바뀌었는지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기에 적어보려 한다.
1. 나를 그대로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부모님의 사랑을 극진하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타고나길 자존감과 자신감은 바닥 깊숙이 가라앉아있었으며, 나의 존재가 밉고, 창피했다. 항상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씩 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못하는 부분은 100배로 확대 해석해서 자책을 했고, 내가 잘하는 부분이 있어도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모습, 내 성격 등 나를 그대로 인정하게 되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게 되었고, 나에게 집중하며 나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감도 생겼는데, 이런 모습을 나보다 주변에서 먼저 알아채고 “너 많이 변했다. 목소리만 들어도 완전히 달라졌는데?”라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2. 집중이 잘 된다. 매우! 잘된다.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하고! 이전에 이 문장을 보면, 말이야 쉽지! 그게 어떻게 된다는 말이야!!! 라며 이해할 수 없었다. 언제나 퇴근 후에도 처리 못한 일, 공부 후에도 남은 공부 걱정을 집까지 끌고 들어와서 잠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 신기하게도 뇌 속에 선을 그어 공간을 만든 것도 아닌데, 퇴근 후 일에 대한 생각을 하려고 해도 잘 생각나지 않고, 공부가 끝나면 그 공부에 대해서 생각나지 않는다. 놀 땐 다른 생각 없이 열심히 놀다가도 일할 땐 노는 것에 대한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가 지금 하는 것에 대해 집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나의 정신적 피로도가 매우 낮아졌고 업무의 효율도 매우 올랐다.
3.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창피해하지 않는다. 모르는 게 있으면 배우면 되는 건데 뭐가 그리 부끄럽고 창피했을까.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하는 것에도 무서움이 많았다. 학생 시절 이 것이 너무 심해 버스를 탔는데 목적지 방송이 나오지 않았고, 정말 용기를 내서 한 아주머니에게 목적지를 물어봤지만 그분도 모른다고 했다. 그럼 다른 이에게 물어봤으면 됐을 것을 더 이상의 용기가 없던 나는 결국 매 정류장을 내렸다 타기를 4번 정도 반복해 겨우 목적지에 도착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언제든 궁금증이 생기면 바로 물어본다.
4. 어떤 일이 생겨도 빨리 헤쳐 나온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학생 때와는 다르게 생각지도 못한 큰 일들을 겪게 된다. 몇 년 전 가장 충격적이었던 일은 보이스피싱을 당했던 일이다. 티브이에서 볼 때“아니 저런 걸 왜 당하는 거야?” 라며 나는 절대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당함이 있었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보이스 피싱당한 모든 사람이 “저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뭐에 홀린 듯이 당했어요”라는 이야기를 나도 경찰서에서 똑같이 했다. 당시 나에게는 엄청나게 큰돈이었기에 처음으로 돈 때문에 앓아 누웠다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미 엎질러진 일이기에 명상을 하며 털어 내기를 반복했고,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이 일은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술자리의 안주가 되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금방 털어낼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주변 지인들에게 멘탈갑으로 인정받았다.
5.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위의 4가지 변화된 부분 외 사소하게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부분들로 인해 내가 변화되었고, 시간이 흘러 이런 영향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어느 순간 내 입에서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오며, 긍정적인 사고 회로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경험했다. 일상생활 속에도 짜증과 불만으로 가득했던 시절은 안녕! 지금은 내가 이 구역의 긍정왕이 되겠다! 는 포부를 안고 발전하고 있다.
이를 눈치채게 된 일상에서의 에피소드를 간단하게 이야기해보자,
상황 1. 나는 인생의 절반을 버스에서 보낸다는 경기도민이다. 긴 출퇴근 시간으로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하는 나에게 누군가 “아침 먹었어?”라는 질문을 했고, 이전 같으면, “잠잘 시간도 없는데 밥을 어떻게 먹어요”라고 답했겠지만 어느 순간 “아니요. 이따 점심 두배로 맛있게 먹어야죠~”라고 답을 한다.
상황 2. 내 잘못도 아닌데 일이 꼬여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요즘 스트레스 쌓여서 힘들겠어요”라는 질문을 받았고, 이전에는 “그러니까요. XX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인지. 짜증 나네요.” 라며 욕을 한 바가지 했지만 지금은 “하하하 스트레스 덕분에 그 힘든 다이어트도 하고 좋네요. 하하하하하하하- “ 라며 눈물을 닦으며 웃게 되었다.
우울함도 배가 되고, 이유 없이 답답함을 느끼며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지는 요즘 같은 때 명상으로 나를 다독이고,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 시간이 참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 명상을 시작하면, 집중도 안되고 잡다한 공상이 많이 들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하고, 나의 마음에 내가 공감하게 될 것이다. 사람마다 맞는 방식의 명상 방법이 있고, 얻어지는 효과, 변화가 다를 테지만 나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명상의 약발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껴보는 좋은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