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Dear my dia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흔한여신 Jan 02. 2021

가볍게 쓰는 일기 _10

끄적이는 오늘의 생각,

새해가 되어 처음 남기는 단편적 기록.

나를 위해 그리고 지나가는 호기심 많은 이들을 위해 남기는 내 하루의 짧은 단상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게 2020년 12월부터다. 사실 많은 기록을 단시간에 남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내게 시간적 여유가 넉넉했던 사정과 말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각 이상으로 컸던 이유로 작성한 글의 편 수가 예상보다 많아졌다. 말 하다보니 할 말이 더 생기듯 쓰다보니 쓰고 싶은 소재가 넘쳐났다. 그래서 일 때문에 정신 없을 때를 제외하곤 밤낮으로 글에 매달렸던 지난 한 달이었다. 글을 쓰고도 남는 시간엔 덕질하기 바빴다. 이것마저 하지 않았다면 무료했을 시간이 어떻게든 의미가 있었다.


한참 후에 다시 봤을 땐 부족한 것 투성이겠지만 지금의 나에겐 한 편 한 편이 주옥같다.


글에는 내 생각과 마음을 쏟아냈다. 하지만 감정을 많이 절제한 채로 완성했다. 보는 이가 불편하지 않아야 하고 내 의도가 왜곡되어선 안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의 나는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느끼는 사람이지만 글에는 최대한 무미건조함을 담았다. 하지만 사실 내가 발랄하면서도 사랑과 관심이 많이 필요한 사람이란 걸 어딘가에선 티내고 싶었다.


짧은 연휴기간 동안 걱정없이 쉴 예정이다.


쉬는 날에도 쉬지 못하고 일터에 나간 사람들이 있다. 일이 많았던 작년 봄엔 나도 비슷한 사정이었다. 사정이란 게 언제 또 바뀔지 모르는 일이라 안심할 수는 없지만 당장은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다. 일도 사람도 겪을 만큼 겪어서 익숙해진 덕분이다. 다만 올해 이동해야하는 시기를 맞은 만큼 원하는 부서로 옮길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그와 관련해 새해 소망을 따로 빌지는 않았다.


출처: https://m.khan.co.kr/amp/view.html?art_id=202009252142005&sec_id=900303 (경향신문)


실은 12월 내내 암울한 상태였다.


모든 게 취소된 것도 그렇지만 일 외에 다른 데 관심을 두고 싶었지만 뭘 해야할 지 알 수 없었다. 내 일상은 다시 회사와 집을 오가는 것만 반복되고 있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표정이 자주 굳어 있었다.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의무로 주어진 일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여유가 있었는데 그만큼 푹 자고 쉬었다기보다는 잡생각이 많아져서 괴로웠다.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자는 시간이 뒤죽박죽이었다.


물론 그 에너지로 글을 많이 쓰기도 했지만 그 외에 내가 온전히 집중할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단번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새해가 되어 불현듯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났다. 실현에는 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새로운 시작이 될 거란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그런 김에 신년다짐에 대한 글을 쓰게 됐고 생각했던 편수가 넘어가게 되어 브런치북을 새로 완성했다.




올해엔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 어떤 만남이 생길지 알 수 없다. 걱정이 항상 앞서지만 그래도 쓸데없이 앞날을 헤아려보지는 않으려 한다. 타로카드 같은 것도 잘 안맞기가 일쑤인데다, 괜한 기대는 정신건강에 해롭기 때문이다. 그래도 코로나 상황이 좀 진정되어 나를 비롯한 모두의 사정이 더 나아지길, 자유로운 활동이 허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새해에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행복한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비비디 바비디 부”



2020 winter, photo by. Jundori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