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헌신 그리고 딸들의 배신
그 엄마는 늙어서도 쉴 틈이 없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희끗해진 머리털을 이고도 엄마는 가만히 쉬질 못했다.
늙어감에 따라 무거워진 육신을 편히 뉘일 새도 없이 온갖 일에 쫓겨 바쁜 하루하루였다.
경제활동으로 바쁜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집안일에 매여 자신의 삶은 이미 뒷전이었다.
아직은 돌봄이 필요한 손주들의 식사를 챙기는 것도, 이리저리 흐트러져 있는 물건을 정리하는 것도, 먼지 쌓인 방바닥을 쓸고 닦는 것도 제 몫으로 여겼다.
엄마는 그렇게 텅 빈 집안을 지키고 앉은 작은 수호신이었다.
딸들이 일하는 카페에서도 엄마는 성실하고 든든한 일꾼 역할을 자처했다.
그 노고에 대해 알아주는 이 없이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자식들의 성공을 빌었다.
비록 늙고 힘 없는 몸이었지만 가족을 향한 애정만큼은 넘쳤던 그 엄마는 딸들의 삶에서 조연이 되길 자처했다.
아무도 그의 행복과 안녕을 묻지 않았지만 엄마는 희생과 헌신이 제 삶에 주어진 사명인것처럼 불평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엄마에겐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었다.
가족은 그가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 어느 날 그 엄마의 몸과 마음이 무자비한 폭력 아래 무참히 짓밟혔다.
딸들이 휘두른 몽둥이에 두드려 맞았던 그 날, 오장육부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보다 더 서글펐던 건
긴 세월 사랑으로 품어온 자식들이 한 순간 등을 돌렸다는 사실이었다.
알고 지낸 세월만 30년, 오랜 세월 모진 풍파를 함께 견뎌왔던 친구의 사주로
딸들은 오랜 시간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 준 자신들의 엄마를 무자비하게 응징했다.
온 몸엔 짙푸른 멍이 내려앉았고 피가 흘렀다.
저리고 시리고 찢기는 고통을 밤새 홀로 견뎌내고 그 엄마는 아침이 되어 또 딸들의 일터로 나왔다.
성치 않은 몸으로,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고 덜덜 떨리는 몸으로,
터져나오는 신음소리를 애써 참아가며 엄마는 다시 일하러 갔다. 하지만 매정한 그의 딸들은 이미 상처로 얼룩진 어머니에게 재차 폭력을 휘둘렀다.
그래도 딸이니깐, 못난 마음도 이해하는 게 내 몫이다 여긴 어머니는 묵묵히 그의 자리를 지켰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이마에선 식은땀이 흘렀지만 외마디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아프다 소리 한번 못 내보고 어머니는 그렇게 세상에 작별을 고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딸들과 가족에게 마지막 힘을 다해 그의 사랑을 전하고
먼 하늘의 닿지 못할 별이 되어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밥 한 숟갈 못 넘기고 피투성이로 스러진 그의 육신은 이승을 떠났지만
마침내 영원한 안식를 얻은 그의 영혼은 세상 어딘가를 자유롭게 노니는 나빌레라.
* 본 내용은 아래의 신문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https://news.v.daum.net/v/2021011506002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