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지나갈 모든 이들에게

Say hello to all strangers

by 흔한여신
지금 나를 바라보는 그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보면 볼수록 별로인걸까 아니면 알면 알수록 괜찮다고 생각할까. 혹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무심코 지나치고 있는걸까. 별 말 없이 사라져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종종 생각합니다. 알 수 없는 그 마음을 잠깐 들여다보고 싶다고. 내가 당신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춰질 지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의 끝엔 미움 받고 싶지 않다는 작은 소망이 남습니다. 당신에게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는 데 성공하진 못하더라도 못난이가 되고 싶진 않아요. 그 애 참 나쁘지 않더라고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말 없이 그대를 지나치는 나는 어떤가요. 너무 조용한 모습은 좀 어울리지 않는 걸까요? 때때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푼수처럼 이야기를 늘어놓는 나는 어떻게 보이나요. 내가 하는 이야기가 그대에게 즐겁게 와닿는 걸까요, 아니면 듣기 싫은 지껄임으로 여겨질까요? 웃음 뒤에 가려진 내 눈물이 혹시 그대에게도 보이나요. 내가 웃으면 그걸 보는 그대도 기분이 좋아질까요? 나는 당신에게 어떤 모습인 게 좋을지 늘 걱정입니다.


내가 혹시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아닐까요. 실망감을 던져준 때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좋은 모습만 고르고 골라 보여주고 싶대도 오락가락 하는 기분이 종종 말을 듣지 않아요. 나를 아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지만 그런 마음이 왜곡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밝고 긍정적이고만 싶었지만 실제론 언제나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었어요. 종잡을 수 없이 당신에게 퍼진 내 말과 글이 어떻게 다가갔을지, 위로가 될 수 있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럴 수 있길 바랐어요.


miss-you-quotes-1.jpg https://www.goalcast.com/2020/08/13/miss-you-quotes/


나의 바람대로 나를 지나쳐 가는 모든 이들과 유대감을 쌓을 순 없을 겁니다. 시간이 흘러 서로 멀어지고 나면 잠시 곁에 머물렀던 순간의 모습이 각인되어 기억 속에 남아 있겠지요. 비록 짧은 순간 이어진 유대였을지라도 나는 당신의 하늘에 빛나는 작은 별빛이었길 바라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제 자리에서 맹렬히 빛나고 있는 무수한 별들 중에 하나로 떠올려주길 바랍니다. 태양이나 달로 일컬어질 만큼 당신에게 아주 특별한 존재는 아니었겠지만 함께 했던 순간만큼은 찬란하게 아름다웠더라 기억할 수 있길 바라요.


대부분의 경우 잠시 곁을 스치는 바람과 같겠지만, 스쳐지나는 동안 내게 던져진 당신의 눈빛만은 다정했을 것이라 믿어요. 지금까지 나를 지켜 본 그대가 앞으로도 얼마나 곁에 머물러 줄지 알 수 없지만, 나는 내게 와 머물렀던 당신의 마음을 잊지 않을 겁니다. 한 때 내게 던져주었던 관심을 오래도록 기억할 거예요. 그렇게 당신과의 시간을 기억의 한 조각으로 남겨 놓을 겁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당신과 그 조각을 들고 이야기하겠지요. 그 때 그 이야기를 듣고 빙그레 웃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 많은 갈래로 갈라진 갈림길, 그 사이에서 방황하다 만나게 된 우리는 또 각자의 길을 걷고 있겠지요. 언제나 그대의 삶을 응원합니다.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더라도 울지 말아요.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 힘에 부칠 때에는 작은 나무 그늘 아래 쉬었다 가세요. 그렇게 지치지 않고 차분히 그대의 길을 걷다 마침내 잠시 쉬어가는 때가 왔을 때, 지금의 순간을 떠올려주세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 아니었더라도 작게 미소지을 수 있는 순간이 지금이었길 작게 소망합니다.


물론 그대가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다만 나는 먼 발치에서 언제나 그대의 행복을 바라겠습니다.


latest?cb=20190813175701 출처 Disdney, High school Musical 3



*작가의 TMI: 사랑 얘기로 국한된 글은 아닙니다. 모든 인연, 관계에 대한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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