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근절되어야 할 사회악, 악플

by 흔한여신

작년 겨울, 가수 카라로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구하라'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는 악성 댓글도 한 몫을 했다고 전해지면서 악플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 결과 포털 사이트의 포털사이트의 연예뉴스 관련 댓글창이 폐쇄되었고 국회에는 관련 규제 법안들이 올랐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십여년 전쯤에도 있었다. 불행한 개인사에 더해 악플에 시달리던 배우 최진실씨의 죽음. 대중에 인기있는 스타였던 그녀의 죽음에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비로소 도를 넘은 악플에 대한 자정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악의적인 험담과 근거없는 비방을 담은 '악성 댓글'이 우울증 그리고 자살로 이어진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악플을 규제에 대한 찬반논쟁이 시작되었다. 불붙은 논쟁은 ‘선플’과 ‘악플’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고 '네티켓'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며 댓글 예절에 대한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럿 공방 끝에 댓글실명제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에 따라 실현되지 못했다. 법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 악성댓글은 남아있다. 결국 커뮤니티나 포털 관리자는 계속해서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의 우려가 있거나 과도한 비방을 담은 댓글을 일일이 제재하는 일을 떠맡게 되었고 악플의 희생양이 되었던 연예인들은 익명 뒤에 숨은 악플러들에 대한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비단 악의가 없었을지라도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을 유포할 경우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무책임한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는 인터넷 상에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자유로운 영혼이 되곤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건 그 내용과 목적이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결론을 도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오락, 재미가 목적인 경우다. 그리고 일부는 경제적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이슈를 조작해 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속칭 어그로를 끌다) 한다.


다행히 도가 지나친 일부 경우를 제재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되었고 실질적인 처벌이 이루어짐에 따라 악플 역시 범죄에 해당한다는 인식도 전보다 짙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연예인의 경우 개인 sns에 올라오는 게시물이나 대중적으로 공개된 사생활 등과 관련해 지나치게 혹독한 평가를 받곤 한다. 하지만 공인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고 사생활에 대해 평가할 자격이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파장력이 높은 공인의 지위라 할지라도 개인 사생활은 별개라는 인식이 높은 외국의 경우 대통령의 사생활은 평가대상이 아니다. 물론 개인적 도덕성의 흠결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일 수 있다. 하지만 대개 그런 이슈는 개인의 자질의 문제와 무관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고인이 된 설리의 경우에도 업로드된 sns 게시물에 대해 소위 ‘프로불편러’들은 그 행동이 얼마나 불쾌한지 혹은 옳지 않은지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했고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반응을 보이자 2,3차 가공을 거친 합성물들을 퍼뜨리며 더욱 조롱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생전에 고인이 어느 방송에 나와서 악플러를 처벌하려다 포기한 사연을 얘기했듯 빨간줄이 그어지게 된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선뜻 당사자가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 처벌도 초범이라는 이유로 강경하지 않은 편이다.


결국 알지 못하는 이들이 던진 돌에 맞아 스러진 사람을 보며, 다시 한 번 규제만이 해결책인가 하는 의문과 동시에 현재의 규제가 효과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 악플에 대한 대응 혹은 예방책이 뭐가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법익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지나친 규제와 감시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해가 될 것이고 개인의 말할 권리를 침해한다. 그럼에도 온라인상 명예훼손과 같은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는 감시를 늦출 수 없다. 또한 단순히 개인의 일탈에 국한되지 않는 사회문제인만큼 국가에 그러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어느 정도 지우는 방향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313891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989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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