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는 오늘의 생각,
12월 들어 나의 모든 대외 활동이 멈췄다.
비단 나 하나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고장난 시계의 초침처럼 제자리걸음 중이다. 확진자 수가 지금과 같기 전엔 어쩌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그런 연말연시를 맞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었다. 처음엔 우리에겐 아직 고통을 이겨낼 힘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연이어 들려오는 소식은 절망적이게도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 뿐. 3단계 사회적거리두기를 목전에 두고 부쩍 썰렁해진 연말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거리를 지나다 간간이 들려오는 재즈풍의 캐롤만이 우리가 지금 12월을 맞았노라고 알려준다. 산타모자니 루돌프 장식이니 하는 것들도 예전만큼 인기가 있지 않은것 같다. 오늘만 해도 출퇴근길에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한산했던 덕분에 보통 때같으면 앉을 자리가 없는 지하철에 앉아서 왔다. 공휴일도 아니었는데, 신기한 경험이었다. 한편으론 아 다 재택하는구나 싶어 새삼 너무 부러웠다.
요즘엔 글 쓰는데 에너지를 많이 쓴다. 다행히 지금은 글 쓸 여유가 있다. 바쁘거나 다른 일에 정신 팔려 있을 땐 귀찮고 생각나는 것도 없지만 조금 생각할 시간이 생기면 잊고 있던 숙제처럼 생각난다. 그래도 싸돌아다니는 게 더 재밌는데 언제쯤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단 약속이 없어 돈 쓸 일이 많지 않은 건 다행인 일이다. 아, 그런데 경조사에 들어간 돈이 참 많았다. 특히 상 당하신 경우가 많았다.
원래 유튜브를 잘 보지 않았는데 매일 방구석에서 유튜브 보는 게 일상이 됐다. 요즘은 책 보는 게 너무 싫어진 탓에 리뷰 쓸 일이 없다. 겨우 몇 장 넘기다가 싫증이 치밀어 올라 그냥 덮곤 한다. 마치 활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같다. 대신 영상에 관심이 많아졌다. 편집과 촬영에 취미를 두고 싶은데 마땅히 생각나는 주제가 없다. 물론 전문 장비도 없다. 최근에는 머리 펌이 망한 뒤로 망한 머리 대회 같은 콘텐츠를 보며 같이 울컥하고 있다. 사실 맘 같아선 출연하고 싶을 지경이다. 저 좀 구제해달라고 애걸복걸하고 싶다.
가만히 앉아 공부하기 딱 좋을 시기인데 펜 자체가 손에 잡히지 않으니 내 의지를 탓할 문제인지 타이밍이 별로인건지 잘 모르겠다. 의욕이 떨어진 탓이 물론 클테지만 내년에는 조금이나마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매일 반복되는 패턴은 넌더리가 난다. 숨통이 막히는 듯한 일과다. 물론 남들은 배불렀다 소리를 하지만 첫 술이야 짜릿한 법이지만 점점 먹으면 먹을수록 쓰고 떫은 맛이 강한 법. 나는 좀더 내 의지와 능력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나고 싶다.
반드시 인정받아야만 되겠다는 욕심은 이미 버렸다. 무슨 기회든 잡아야만 한다는 집착도 버린지 오래다. 지금은 무향무취무색인것 처럼 지내고 있다. 어짜치 지금 세상이 잿빛이니 비슷한 색을 띄고 있으면 보호색같이 보일 것이다. 다만 먹을 것에 대한 욕심은 좀 줄었으면 좋겠다. 못 먹어 죽은 귀신이 들러붙었는지 시도때도 없이 배가 고프다. 그래서 버릇처럼 과자나 빵을 옴뇸뇸뇸 하고 있다. 살 빠질 일도 없는데 정말 큰일이다.
곧 다시 또 추워진다고 하는데, 찬바람이 좀 덜 불었으면 좋겠다. 추운 게 싫다. 칼바람에 움직일 의지가 더 꺾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거 별로 맛없다. T.O.P에 물탄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