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해 화살을 쏘아라. 그러면 태양까지는 도달 못하더라도 그 가까이에는 갈 것이다.”
그때는 그리스 로마 신화 얘기 중 하나인가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개똥철학인가 하며 두리번거리는 얼굴들도 많았다. 물론 그 화살이 귓등에도 스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은 팩트다.
지금 그 얘기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하신 말씀의 속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무의미하고 부질없는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목표 설정과 노력에 대한 의미 부여는 공감할 수 있겠다. 아마도 교장선생님 말씀의 속뜻은 '공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너네 인생은 죽 쑤리라' 그런 의미였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아빠들(특히 시골 출신의)은 축구 외에 구기운동은 별로 하지 못했다. 축구장 외에 시설도 별로 없었고 관심이나 배울 기회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요새 아이들은 다양한 운동시설과 학습기회로 인해 좋은 환경에서 살아간다. 특히 아이들은 키 크기 운동이라고 소문난 농구를 좋아한다. 좁은 공간에서 최소한 두 명 이상만 있으면 가능하고, 다른 구기 종목에 비하여 활동량이 많다 보니 체력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들과 농구를 하면 원래 하늘 색깔이 노랗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팔과 어깨가 아프다가 나중에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농구코트가 축구장보다 더 크게 보일 때도 있다. 농구 활성화는 요즘 아이들의 큰 키와도 인과관계가 있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이다 보니. 서글픈 것은 아빠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관절만 자극하고 키는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스가 필요한 시간.
농구를 하다 보면, 아니 농구 경기를 보다 보면, 현란한 드리블에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드리블도 좋지만 역시나 바스켓에 골을 넣은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멋진 드리블과 패스가 골로 이어질 때 게임으로서 농구의 묘미가 있는 것이다. 게임은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기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정설이다.
우리가 꿈이나 목표를 정하는 것은 농구공을 바스켓을 향해 쏘아 올리는 것과 같다. 적어도 백보드 안의 일정 부분에 공을 맞추거나 바스켓 안에 바로 들어가는 슛을 쏘아 올리지 못하면 바스켓 안으로 공을 슈팅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 슛의 종류도 다양해서 원핸드 슛, 투핸드 슛, 레이업 슛, 훅 슛, 그 유명한 덩크 슛까지. 이것들을 연마하기 위해서는 죽을 둥 살 둥 시간과 땅방울이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
우리는 무언가를 위해 꿈을 꾸고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그 실행을 위해 적잖은 시간을 투자한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목표인 표적을 정확히 정조준하거나, 타깃을 간접적으로나마 조준할 수 있는 핵심 부분을 터치할 필요가 있다. 농구가 딱 그랬다(물론 다른 운동도 그러하겠지만). 농구의 다양한 슛을 연습해서 자유자재로 슛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골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골을 넣었을 때 즐거움은 두배가 된다.
운동이든 일이든, 공부든 간에 일정한 목표지점까지 도달하는 데는 상대방의 수비수와 같은 장애요인이 존재한다. 예상할 수 없는 뜻밖의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이를 농구 경기에서는 드리블이나 패스로 극복해야 하고, 목표 달성 과정에서는 별도의 극복 노력과 스킬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그걸 위한 땀방울과 연습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살다 보면 잘못된 계획과 선택은 물론이고 헛된 노력 또한 많다. ‘고생해서 남 주랴’는 말도 있지만, 실제 남도 주지 못하는 그 냥 버릴 수밖에 없는 노력(지나가는 개도 안 물어 가는)도 많다. 흔히들 도로 아미타불이 되거나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경우가 목표와 노력이 서로 어긋나는 예들이다. 물론 이러한 헛된 노력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한 깨달음의 공부는 될 수 있겠다. 비록 현실은 고달파지고 욕은 나오겠지만.
아이들과 농구를 하다 보면 즐겁기도 하고 운동량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게임의 룰을 아는 것도 이런 점을 깨닫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깨달음과 동시에 체력이 좋아진다는 것도 장점 중의 장점. 조금 오버하면 부부간의 금술도 좋아지고 가정의 행복이 찾아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