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인구에 회자되던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를 생각해본다.
그 불쾌한 기억은 오래도록 조직이나 사회에 대한 개인의 두려움을 내면화시킨다. 이러한 두려움의 내면화는 조직이나 국가에서 통제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 멀었어, 나는 재능이 부족해서 죽어라 노력해야 돼’라는 식의 자기 합리화를 의식화하거나 ‘나는 안 돼, 나는 무기력한 존재야’라는 식으로 패배주의를 내면화시키거나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미생의 시대, 미완의 시대, 인턴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이런 오디션 전성시대가 가지는 문제점은 이런 것이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다수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들이 느끼는 패배감은 자신의 능력 부족이나 준비 부족이라는 미성숙으로 내면화된다. '아직은 준비부족'이라는 낙인을 받은 개인들은 그것을 '노력'이라는 마법으로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계발에 힘쓸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필수 불가결하다. 경쟁 없는 사회나 개인은 성장과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을 통해 성공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다 보면 실패한 경우 아무것도 남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