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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성파파 Jan 06. 2023

프로 전직(이직)러가 되기 위한 첫 단추는 무엇일까?

현재의 능력의 재평가와 미래설계가 핵심

전직과 이직을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프로 전직(이직)러”라 부른다.    

(참고로 "아마추어 전직러"는 개념상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어설픈 전직러는 수없이 존재한다. 여기서 프로는 "여러 번"이 아닌 "잘 준비된"이라는 의미다.)

  

#1. 자신의 경력을 잘 살려 프로 전직러라 불리는 후배의 얘기다. 이 친구는 화공학 분야의 학사학위 소지자다. 우리 국내 대기업은 물론 외국계 회사를 포함해서 10여 개 넘는 회사를 거쳐 지금도 굴지의 대기업에서 계약 담당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외국의 현장에서 십수 년 넘게 생활하면서 자신의 콤플렉스였던 영어도 원어민 못지않게 잘하고 있다. 취업과 재취업 대란의 시기에도 이 친구는 꾸준히 원하는 일자리를 잘도 찾아다닌다. 업무 능력과 경력 관리를 잘해온 까닭이다.    

 

#2. 명예퇴직을 앞둔 일반직 공무원 친구의 얘기다. 이 친구는 공직생활 30여 년을 하고 퇴직준비 중이다.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서 한눈 안 팔고 그 조직에서 승진을 거듭해서 과장 자리까지 와있다.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면서 공직 내 경력을 쌓아오긴 하였으나, 퇴직을 앞둔 현재 고민이 태산이다. 공직 30년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없는 까닭이다.(공무원의 경우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오더라도 이런 고민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3. 연금업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했던 선배의 얘기다. 이 선배는 공단 설립 초창기 멤버로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자신이 하는 업무의 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살펴왔다. 대부분의 업무가 개인의 노후연금과 복지에 대한 것이어서 일찌감치 노후자산관리에 자신의 미래설계를 접목시켰다. 내부의 업무콘텐츠와 개인의 연구분야를 합쳐서 사내강사와 외부강사를 두루 섭렵했다. 정년퇴직한 지금도 이 노후 자산관리 콘텐츠를 통해 강의를 하고, 현직 급여의 2/3 정도 사업소득을 벌어들이고 있다. 자신이 받고 있는 연금과 이 소득을 통해 꽤 여유로운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열심히 살았다. 이들은 부모의 큰 도움 없이 대학을 나오고 취업을 하였으며,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키웠다. 이들의 시작도 큰 차이는 없었다. 주위에서 많이들 눈에 띄는 직업군에 속해 있었다. 다만, 이들이 퇴직 후나 그 직전인 현재가 각각 서로 다른 모양새였다. 이들의 현재가 차이 나는 것은 공조직과 사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현재를 어떻게 관리하고 미래를 설계하였는가 대한 각각의 마인드에 달려있었다.    

 

공공기관 출신인 선배는 누가 봐도 모범적인 케이스다. 노후를 위해 경력관리와 미래설계를 잘 한 유형이다.

자신의 업무영역에서 다른 직원들이 업무처리에 머무를 때 미래의 전략적 자산을 발견하고 개발한 것이다. 대부분의 업무는 휘발성이 높아 순환보직일 경우 몸과 머릿속에 남아있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직원들의 교육을 위한 내부강사를 자원하고, 업무 관련 외부 강연 요청이 있을 때 이를 교육 수요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하는 통로로 활용하였던 것이다. 남다른 혜안과 준비과정이 있었다.


프로 전직러 후배와 공무원 친구는 비슷한 시기(90년대 중반 전후)에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비슷한 연령대에 퇴직할 예정이면서도 한 사람은 여유롭게 자신의 경력관리와 노후준비를 하고, 다른 사람은 다소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걱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후자의 유형들이 현실에 안주했거나 무사 안일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누구나 하루하루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업무를 충실히 해내며 살아간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벽돌처럼 쌓이는 능력과 경력이 있고, 눈처럼 사라지는 능력과 경력이 있다. 이 또한 조직의 본질론과는 거리가 먼 개인차원의 문제다. 자신의 현재를 어떻게 유지 관리하였는가가 문제였다.   

  

공무원 퇴직자 친구에게는 행정사 자격증이 있다. 나름 잘 활용하면 좋겠지만, 이 친구는 이 자격증을 통해 제2의 직업을 꿈꾸지 못하고 있다. 앞서 나간 선배들이 대부분 특별한 직업 없이 연금으로 은퇴자 생활을 하고 있거나, 설사 행정사 개업을 하였더라도 변변치 않은 밥벌이라는 소식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레드오션 시장이 주는 두려움이 크다.     


중요한 것은 행정사라는 자격증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변호사나 의사 자격증을 가지고도 회생과 파산을 거듭하는 이들이 있고, 행정사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지고도 법인 사업체를 일구는 이들도 있다. 이것은 자격증의 사회경제적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설계와 영업능력의 문제다. 서로 경쟁하는 분야의 자격증이 아닌 이상 이들을 수평비교하는 것도 무리겠지만, 공부하는 능력과 소득은 별개라는 것은 냉정한 진실이다. 결국 개인들의 마인드나 역량의 차이가 그 자격증의 활용법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어떠한 자격증이나 자격 또한 마찬가지다.     

         


개인의 능력은 쌓이기도 하지만 감가상각의 대상이기도 하다. 실제 전문직이 아닌 사무직 근로자의 능력과 경력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대부분은 자격증과 기술 부재라는 한계에 부딪힌다. 다시 말해 특정한 라이선스나 특별한 기술능력이 없으면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거다.


고정된 능력을 전제로 퇴직 시점의 사무직 근로자의 능력가치는 하락세에 머문다. 감가상각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때문에 경력 기간의 대부분은 감가상각에 의해 거의 제로로 수렴할 수도 있다. 경력의 가치가 밥벌이의 가치로 전환되지 못하는 이유다. 자신이 특별한 노력을 통해 역량을 성장시키지 않는 이상 능력 또한 노화와 동맥경화를 겪는다.

 

미래설계의 시작은 현재 능력의 재평가, 즉 현재가치의 판단부터 하여야 한다. 만약 직업의 현재가치가 20~30년 후에도 유지될 수 있다면 큰 노력 없이도 미래설계가 가능하다. 물론 극히 일부 전문직종을 제외하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전문직 분야도 레드오션의 영역에 접어든 지 오래 기 때문이다. 개인 스스로 이러한 판단과정이 없거나 오류(착각)가 있을 경우 결과는 막막해진다.   

       

현재 능력의 재평가는 현재가치(Present Value)와 미래가치(Future Value)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현재가치에는 현재 직업적 능력과 경력이 모두 포함된다. 미래가치는 현 직업적 능력의 성장 가능성, 지속 가능성, 직업의 변화가능성까지 포함된다. 이를 산식으로 표현하면....


능력의 재평가 가치 = (현재가치 +미래가치) × 1/2 

⇒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는 0~10, 평균 5점 정도를 긍정적 수준으로 본다.

(현재가치가 낮고 미래가치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재평가 가치가 낮을 것이다.)


공식에서의 현재가치(PV)와 미래가치(FV)는 원금과 이자를 계산하는 회계관리상의 의미는 아니다. 여기에서의 가치는 어떤 직업이나 업무가 가진 (객관적인 시선을 반영한) 주관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양자의 평균값을 구하는 이유는 현재가치의 감가상각과 미래가치의 불확실성에 있다. 이는 정교한 계산식이 아니기 때문에 주관적인 가중치를 가감할 수 있다. 문제는 자신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적 투자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현재 값이 중요하다. 현재가치의 평가를 통해 현재의 소득과 미래소득을 예상할 수 있다. 현재값의 구성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영역의 전문성과 그 지속가능성이다. 전문성은 경력의 문제와 자격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미래생산성과 그 영역의 트렌드를 포함하고 있다.


결국은 현재가치를 높이고 미래가치를 밝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프로 전직러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하고 여유 있는 미래와 노후를 꿈꾸는 이들의 첫 단추는 바로 이것이다.


             "현재능력의 재평가와 미래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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