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어제 저녁에는 친구들을 위해 내가 오징어부침개를 만들었다. 친구 매튜, 타일러, 승현, 에드리안, 루이지, 디아고..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여러 명의 순례자들에게 오징어와 호박, 양파를 듬뿍 넣은 부침개와 쌀밥을 해주니 모두들 너무 즐거워했다. 그래서 나도 너무 행복했다.
스페인 이상기온으로 날씨가 추워 밤잠을 설쳤다.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뜨거운 물을 마시고 아픈 다리와 발에 열심히 크림을 발랐다.
오늘은 에드리안과 같이 출발해, 첫 번째 마을에서 혼자 걷고 싶다고 하고 헤어졌다. 길 위에서 미친 듯이 비바람이 몰아치고, 발이 너무 아파서 빨리 걸을 수가 없다. 오늘도 내가 꼴찌로 도착하겠군. 이상할 것도 없다.
내가 왜 이곳에 왔을까?... 길 위에서 이건 미친 짓이라고 혼자 웃는다.
저 멀리 산토도밍고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베르게가 근처에 있을 성당도 보였다. 가로질러가면 30분이면 도착할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순례자의 길을 따라 우회해야만 했다. 다리가, 발이 많이 아파도 그러고 싶었다. 나는 순례자니까.
그 순간 신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게 네가 가야 하는 길이라고...'
'그 길을 온전히 네 걸음으로 다 걸어야 한다고... 그게 너에게 주어진 인생이란 카미노라고'
나는 이렇게 돌아 돌아 그분께 가는데 거기서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계셨구나... 언제나처럼...
1시간 30분을 우회해서, 오늘 총 7시간을 걸어 성당 옆 bar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해 다른 bar에서 놀고 있는 친구들을 모른척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성당 바로 옆까지 계속 걸었다.
오늘은 더욱 힘들고 아프고 추웠지만 숙소가 있는 성당은 그 자리에서 언제나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걸을 것이다. 힘들고 아프고 추웠던 기억은 어제의 일로 남겨두고 걸어나갈 것이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총 : 18.6 유로
1. 알베르게 5.0
2. 식비 및 간식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