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째_사하군->엘 버고 로네로(33Km)

카미노 데 산티아고

by 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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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눈.. 비.. 언제쯤 따뜻해질까? 태양이 그립다. 그럴수록 내 심장 속에 있는 태양을 기억하게 된다.

오늘은 점심을 먹으러 들른 레스토랑에서 매튜, 타일러, 루이지를 만났다. 같이 점심을 먹으려 앉아 메뉴를 달라고 하니 웨이트리스가 모른 척 한다. 나는 왜 그런지 알고 있었다. 길 위에서 아주 여러 번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 중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루이지가 있으면 웨이트리스는 영어밖에 못하는 매튜, 타일러와 나에게는 말을 걸지 않고 루이지가 통역하게끔 했다.

한번, 두 번, 세 번... 참고 참다 드디어 폭발을 했다.

메뉴라면 누구든 알아들을 텐데, 내가 내 돈을 지불하고 점심을 먹겠다는데, 그리고 관광객이 많이도 올 텐데 왜 기본적인 영어도 사용하지 않고 바디랭귀지도 사용하지 않을까?

나는 No, No, No를 외치며 웨이트리스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그때 그때 감정을 알아차리고 잘 표현하지 않으면 분노가 쌓이고 한번에 폭발한다고... 분노도 하나의 감정이니 존중하고 쌓아두지 말라고... 분노해도 괜찮다고...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분노 게이지를 끌어올려 폭발한 게 처음이라 다들 당황해했다. 친구들은 이해한다고 위로해줬지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리고 매튜가... 스페인 사람들은 바디랭귀지를 잘 안 쓰는 것 같아...라고 조심히 말했을 때는 창피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그때 그때 내 감정이 무엇인지 내가 알아차리고, 내 모든 감정, 기쁨, 슬픔, 분노를... 잘 표현하도록 해봐야겠다. 그리고 스페인어를 배워야겠다.

오늘은 33Km를 걸었다. 지금까지 걸은 중 가장 오래 걸은 날이다.


총 : 34.4 유로
1. 알베르게 7.0
2. 점심 10.0
3. 저녁 7.1
4. 간식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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