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째_엘 버고 로네로->레온(40Km)

카미노 데 산티아고

by 로카


레온의 거리

오늘은 자그만치 40Km를 걸었다. 순례길 지도의 거리는 한 마을이 끝나는 지점부터 다음 마을이 시작되는 지점까지만 측정하기 때문에 대도시인 레온의 성당 근처 알베르게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30분가량을 더 걸어야만 했다. 이제는 버스를 타겠다는 생각은 사라졌다. 다만, 산티아고까지 2주 정도면 도착하기 때문에 아직 길 위에서 여러 가지 답을 찾지 못한 나는 산티아고에 도착할 준비가 안되었다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5일 앞으로 다가온 부활절을 앞두고 레온에서는 대대적인 부활절 행사가 시작되었다. 부활절 기간 동안에는 성상행렬이 이어지는데 5톤 정도의 사도 요한과 성모상을 수 많은 사람들이 어깨에 이고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가면을 쓰고 하루에 몇 번씩 거리를 행진한다. 그 무게게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성상을 이고 가는 사람들의 어깨는 부서질 정도로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예수님이 부활하신 31일이 되면 주변 소도시에서도 성상을 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마요르 광장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가면을 모두 벗는다. 사람들이 성상을 지고 걷는 것은 자신이 지은 죄를 회개한다는 의미이며 31일 부활절 전까지 사람들이 가면을 쓴 이유는 죄인임을 나타내는 표시라고 한다. 부활절 행사는 카톨릭 국가인 스페인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기간에 레온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그리고... 힘들게 성당 옆 알베르게에 도착하려는 순간! 에드리안을 다시 만났다... 에드리안이 디아고와 함께 무척 빨리 걷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왠지 오늘 레온에서 다시 만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니 정말로 알베르게 앞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부둥켜 앉고 소리를 지르며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



에드리안과 오늘은 여자들끼리 수다를 떨어보자고 나왔다가 레온의 광장에서 친구 시저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나보다 하루 늦게 부르고스에서 출발했을 텐데... 이렇게 두 번씩이나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가웠다.

학기 중 잠시 시간을 내서 시저와 걷기로 하고 레온으로 온 시저의 베스트 프렌드 토마스와 시저, 에드리안과 나는 그냥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워서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시저 부모님의 고향이 레온이고, 고모 내외가 이 곳에 살고 계시기 때문에 레온을 잘 아는 시저는 관광객을 위한 레스토랑이 아닌 현지인들이 가는 저렴한 레스토랑으로 우리를 안내했고 레온의 유명한 현지 음식들을 골고루 주문해 먹어보게끔 해주었다.

너무 신나는 날이었다. 에드리안과 시저를 다시 만나서 행복했고 길 위에서 서로를 걱정하고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이미 하루 전날 레온에 도착한 에드리안은 내일 다시 떠나기로 했고 시저와 토마스는 레온에 하루 더 머물기로 결정한 나에게 내일 레온을 가이드 해주겠다며 12시에 성당 앞 광장에서 만나자고 했다.

성당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인 덕분에 남녀가 분리된 공간에서 잘 수 있어 편안했던 밤... 부활절 주간을 맞이하여 잠시 걷기 위해 레온으로 모여든 수 많은 순례자들과 함께 잠이 들었다. 공립 알베르게는 대부분 밤 10시에 문을 닫고, 10시 30분에 소등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창밖에서 들리는 축제소리를 들으며 분리된 공간 안에서 일찍 잠이 들었다.

어떤 친구들은 이런 축제의 밤을 놓쳐서 아깝다고 했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나는 부활절 주간을 더욱 깊고 고요하게 보내고 싶었다. 이번 부활절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있었고 그 의미를 충분히 느끼고 싶었다. 외부에서는 밤새 음주가무를 즐기고 있을 테지만 나는 오늘 내가 이 분리된 공간 안에 갇혀있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기분 좋은 갇힘, 자의에 의한 갇힘 거기에 내재된 특별한 공기가 나를 감싸고 있었던 것 같다.


기도하는 순례자 에드리안

공립알베르게에 있던 순례자를 위한 기도문


BLESSING AND PRAYER FOR THE PILGRIM

Dear Lord Jesus Christ, who brought your servant Abraham out of the city of Caldeas, protecting him through all his travels/wandering, and who was the Hebrew nation's guide through the desert, we ask you to bless these children of yours who, for the love they bear your name, are on a pilgrimage to Compostela.

Be for them their companion on the way, their guide at the cross-roads, their shelter on the road, their shade in the heat, their light in the darkness, their confort in weariness and their resolve in intentions. So that through your guidance they arrvie sould at the end of their road, and, enriched with grace and virtue, return home healty and full of worthy virtues.

In the name of Jesus Christ our Lord.

March in the name of Christ who is the way, and pray for us in Compostela.


순례자를 위한 축복과 기도


당신의 종 아브라함을 갈데아에서 구하시고 그를 모든 여정 동안 보호해주셨으며 사막에서 히브리의 인도자가 되어주신 예수님. 사랑을 위해 당신의 이름으로 참고 견디며 산티아고로 향하는 당신의 자녀들을 축복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길 위에서 순례자들의 동행자가 되어 주시고, 갈림길에서 인도해 주시고, 길 위의 피난처이자,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그늘의 되어 주시고, 어둠 속에서 빛을 비취 주소서. 피곤할 때 안식처가 되어 주시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리하여 당신의 인도로 순례자들이 그들의 길을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은혜와 미덕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의 집까지 건강하고 선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순례길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는, 길이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총 : 24.54 유로

1. 알베르게 5.0

2. 저녁 6.0

3. 점심 및 간식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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