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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14. 2021

글쓰기는 고백이다

2012년 초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월급이 밀리기도 했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내 잘못이 겹친 결과였다. 그 동안 어려울 때 도와주었던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모두 외면했다. 진짜 죽마고우와 동료 몇몇 소수만이 위로해줄 뿐이었다.      


야속하고 막막했다.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지면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라는 말을 그때서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대인 기피증이 생겼다. 집에 칩거하다가 사람이 없는 새벽이나 밤에 나갔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아는 사람이 주변에 있나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가족에게도 지인에게도 어느 누구하나 편하게 내가 이렇게 힘들다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 당시 내 속은 무거운 돌덩어리가 하나 들어간 느낌이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는건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뒤죽박죽 혼란스러워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것이 나를 더욱 괴롭게 했다.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할지 몰랐다. 죽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한바탕 소동 끝에 다시 살기 위해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내 삶을 바꾸기 위한 행동으로 옮겼다. 조금씩 인생의 방향을 찾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무거웠다. 도대체 왜 이런거지?     


그 당시 우연히 본 자기계발서마다 이런 구절이 공통적으로 겹쳤다. 마음이 답답하면 일단 노트북을 켜고 어떤 글이든 써보라는 구절이었다. 그래 이거다 라고 소리치며 바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2015년 초 어느 날이 기억한다. 한글 프로그램이 켜져 있는 모니터를 한참 바라보았다. 무슨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작가들이 말하는 ‘백지의 공포’ 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계속 멍하니 보다가 한 줄도 못 쓸 것 같아서 그냥 나의 현재 마음상태를 생각나는대로 타자를 쳤다. “지금 내 마음이 힘들다. 이젠 누구도 믿지 못하겠다....” 순으로 계속 써내려갔다. 글을 쓰면서 그 동안 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 고백했다. 아니 토해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그 울분, 감정 등을 다 쏟아냈다. 얼마나 썼는지 시계를 보니 30분이나 지났다. 쓰면서 계속 눈물이 났다. 한참을 그렇게 쓰고 울고나니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글쓰기는 고백이었다. 글쓰기를 통해 울고 웃으며 나의 속 이야기를 다 끄집어냈다. 그러고 나니 정말 온전한 자유와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물론 정말 편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나 지인에게도 자신의 심정을 말할 수 있지만, 솔직하게 자기를 드러내고 고백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요새 자신의 인생이 힘들고 지치는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글을 써보자. 지금 심정을 한 줄이라도 쓰자. 글쓰기는 고백이다. 그 고백이 지금 수렁에 빠진 당신을 구해줄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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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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