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제대로 바닥을 쳤다. 해고를 당하기 1년 전 이른 나이에 팀장을 달았다. 이제 아랫 직원들도 거느렸던 터라 좀 으스대었다. 더 열심히 해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임원도 달고 싶었다. 스스로 너무 경거망동했다. 계속 잘되는 줄 알고 자만에 빠졌던 것이다. 적당히 선을 지켰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회사를 나오고 나니 그렇게 전화를 자주 하던 사람들의 연락이 하루아침에 끊겼다. 그렇게 힘들다고 징징대던 사람들에게도 바쁜 시간을 쪼개서 도와주었다. 하지만 정작 내가 힘들 때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화를 걸면 이리저리 핑계만 대거나 연락을 피했다.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참으로 마음의 상처도 깊어지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시 마음을 잡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다양한 저자들의 책과 강의를 통해 인생에 대해 다시 배웠다. 사람을 좋아하고 잘 믿는 내 성향도 제대로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잡아가는 좋은 시간이었다. 역시 인생은 항상 좋은 시절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마흔이 넘으면서 매달려야 하지 말아야 할 3가지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오늘은 그 3가지를 소개한다.
1) 지나간 과거에 먹이를 주어야 한다. → 과거는 빨리 잊자!
그 시절 해고를 당하고 내가 가장 괴로웠던 것이 이 점이다. 불과 1년전만 해도 팀장 직급을 달고 기존 프로젝트 수행과 새로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성과도 좋았다. 그 잘 나갔던 과거를 잊지 못했다. 과거에 자꾸 먹이를 주니 지금 무너진 내 현실에 더 절망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지나간 일이다. 되돌릴 수 없다. 지금 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힘들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도전해야 한다.
2) 모든 사람에게 착한 얼굴로 보여야 한다. →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사람들과 다 잘 지내기 위해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참고 견디는 시절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그들은 나에게 무슨 부탁을 하면 다 들어주는 것처럼 생각했다. 정말 시간이 나지 않아 거절하면 사람 다시 봤다면서 연락을 끊었다. 물론 예민하고 소심한 내 성향도 문제가 있긴 하다. 다혈질의 성격이다 보니 욱하는 경우도 많았다.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다 맞추고 신경쓰다 보니 정작 나를 챙기지 못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은 더욱 더 혼자가 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나를 먼저 챙길 수 있어야 타인과도 편하게 교류할 수 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나와 맞는 사람들에게 투자해도 아까운 시간이다.
3) 회사의 직함이 평생 나를 먹여살린다. → 스스로 살아갈 능력을 키워야 한다.
먹고 살기 위해 회사를 다니면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일을 해서 성과가 나더라도 자신의 실력이나 능력도 중요하지만 보통 어떤 조직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직에서 인정받았던 능력과 사회에 나와 생존하며 살 수 있는 힘은 차원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마흔살이 넘으면 회사를 나오기 전에 스스로 세상을 살아갈 능력을 미리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 내년이면 딱 마흔 중반이 되는 내가 마흔을 살면서 느낀 점을 적어봤다. 물론 나부터 현실에서 적용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잘 나갔던 과거에 먹이를 주지 말고, 나와 맞는 사람에게 좀 더 신경을 쓰며, 스스로 세상을 살아갈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 남은 인생의 과제이다. 부디 자신의 멋진 인생을 위해 마흔이 시작되는 사람들은 위 세가지에만 매달리지 않아도 남은 후반전을 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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