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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Sep 12. 2021

여전히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시나요?

구글이나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잠 못 이루는 밤”에 대해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의 상큼한 모습을 알 수 있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19금 영화 <잠 못 이루는 밤>,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 <잠 못 이루는 밤> 등등이 나온다. 하나의 같은 구절이지만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면 하루종일 그 사람 생각으로 가슴이 설레어 잠을 이루지 못한다. 또는 새로운 직장에 입사하거나 군대 입대 등 기존 일상에서 다른 환경으로 바뀌게 되면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여 그 전날 잠을 못 이루는 경우도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실직이나 폐업으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함과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는 경우다.      

지금부터 9년전 2012년 초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나서 며칠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사회생활 한지 8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회사를 네 번이나 옮기고 잘렸다. 서툰 감정조절과 여린 마음으로 어려운 상황을 회피하기만 했던 내 잘못도 컸다. 그러나 일한만큼 월급도 주지 않고 그것을 몇 달이나 연체시킨 회사 차원의 문제도 겹쳤다.      


회사를 그만두고 짐을 챙겨서 나온 날 팀원들과 회식할 때까지만 해도 담담했다. 그들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웠다. 고개를 푹 숙이고 내딛는 나의 발자국 그림자만 보면서 걸었다. 그날따라 가로등도 왜 그리 어두웠는지. 그 당시 전세로 살던 단독주택 옆 전봇대 앞에 섰다. 집에 다 왔는데 들어갈 수가 없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늘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서러움이 폭발했다. 내 눈에서 흘리는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가족들이 다 자고 있는 자정이 넘은 시각에 조용히 들어갔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쉽게 눈이 감기지 않았다. 뜬 눈으로 밤을 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말 막막했다.     


아침이 밝아오면 조금 기분이 괜찮아졌다. 우울증과 무기력함으로 방에서 누워만 있었다. 집에 사람이 없을 때 잠깐 산책을 나가는 게 전부였다. 다시 밤이 되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피곤한데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정말 미래에 내 인생의 방향을 어디로 잡아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기에는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2~3개월 동안 매일 잠못드는 날이 계속되었다. 죽고 싶은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아내와 아이를 위해 살아야 했기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다. 그것을 책과 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작가와 강연가 라는 타이틀에 새롭게 도전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두렵기도 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글을 쓰고 강의를 연습했다. 그리고 내가 계속 하던 원래 직업도 열심히 책을 보고 공부했다. 몇 번 더 이직 후 지금 회사에서 6년째 잘 다니고 있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몇 권 책을 출간한 작가의 꿈을 현실로 이루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손님이 끊겨서 이제는 대출조차 더 받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폐업하게 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대면 위주의 산업 구조로 인하여 매출이 줄어들어 실직한 여행·숙박업 등 직장인 등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이어나가야 할지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있다.      

하지만 계속 잠 못자고 걱정만 한다고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뭐라도 해야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 이 힘든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했기 때문이다. 나도 작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실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예전과는 조금 다른 인생을 열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 여전히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면 쓸데없는 걱정은 멈추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보도록 하자.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다 적어보고 하나씩 시작해보자. 일단 시작하고 실행하면 마음이 좀 편해지게 된다. 생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좋겠다. 어서 빨리 코로나19도 종식되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잠잘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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