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산어보
<방구석 1열>이란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가끔 즐겨본다. 오늘 소개된 영화는 사극영화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였다.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 정약용의 형 정약전과 창대라는 젊은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800년 전후로 천주교를 믿는 조선 사람들이 많아지자 조정에서 박해를 하기 시작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정약용과 정약전은 천주교를 믿지 않겠다고 배교했지만, 셋째 정약종은 순교를 당한다. 결국 두 사람은 귀양을 가게 된다. 정약전은 흑산도에 유배된다. 그 섬에서 물고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창대를 만나 다시 한번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살아있는 지식을 원했던 약전과 글을 읽을 줄 알았지만 신분으로 인해 출세길이 막힌 창대가 서로가 필요한 것을 채워주기 위해서 거래한다.
약전은 창대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창대는 약전에게 물고기에 대해 알려준다. 그렇게 둘은 서로간의 사제지간이 되어 열정적인 나날을 보낸다. 서자 출신이지만 약전의 가르침대로 학문적 성장이 두드러진 창대에게 아버지가 벼슬길을 열어주고자 기회를 준다. 약전은 니가 가더라도 성공하겠냐고 모질게 창대와의 인연을 끊는다. 아버지를 따라갔지만 조선 후기의 부패한 모습을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다시 약전에게 돌아오지만..
서로에게 너무나 필요한 존재였지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꿈과 목표가 달랐기 때문에 약전과 창대는 서로에게 모진 말로 일부러 상처를 주고 떠났다. 하지만 약전은 창대가 누구보다 잘되길 바랬다. 그 마음을 알았던 창대는 뒤늦게 약전을 떠났던 걸 후회한다. 하지만 각자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았고, 또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이기에 미련은 크게 남기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잘 된 성공자나 성과를 낸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들처럼 되고 싶어 따라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잘 되지 않으면 좌절하고 실망한다. 자신을 패배자로 여긴다. 세상에 쓸모없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학대한다. 아무런 희망도 없다고 자책한다. 그러나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균형을 이룬다. 다들 각자의 삶이 정해져 있는데, 자꾸 자기와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하니 균열이 생기는 것이다.
나도 부자가 되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어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목표가 있다. 하지만 분명히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이 컸다. 자꾸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너무 초라해졌다. 반대로 생각하면 나도 가진 게 많은 사람인데, 못하는 부분을 키우기 노력하다 보니 스트레스만 받았다.
나이가 드니 이제야 더 명확하게 깨달았다. 각자의 삶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찾아 열심히 살면 그만이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자.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인생을 살면 된다. 그 인생이 가장 멋지고 근사하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그대가 승리자다. 각자의 인생을 후회없이 살았던 약전과 창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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