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대학교 2학년 시절이다. 방학을 이용하여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했다. 운전을 하고 싶은 친구를 따라 갔다가 같이 등록했다. 그런데 사실 등록하기까지 많이 망설였다. 남자라면 누구나 성인이 되면 자신의 차를 운전하는 꿈을 꾼다. 하지만 나는 운전 자체가 두려웠다. 지금도 운전이라면 질색하는 어머니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국민이라면 누구나 하는 운전은 꼭 해야한다고 생각한 끝에 학원에 등록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날 학원을 가야 하는데 너무 무서웠다.
‘운전석에 앉았는데 조작이 서투르면 어떡하지? 속도 조절을 못해 앞의 차를 들이받으면 어떻게 되지? 운전 핸들을 확 돌리면 게임처럼 벽에 부딫힐텐데!“
등등 별의별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뜬눈으로 밤을 샜다. 아니나다를까 첫날부터 언덕을 올라가는 코스에서 시동을 계속 꺼버렸다. 야! 너 내려! 하는 강사의 한마디가 너무 무서웠다. 더 이상 못하겠다고 한마디 남기고 더 이상 운전학원에 가지 않았다.
2015년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5줄 이상 절대 쓰지 못하던 내가 과연 A4 1장을 채울 수 있을지 궁금했다. 양을 채우지 못할까봐 두려웠다. 정말 5줄을 쓰고 나면 다음 문장이 이어지지 않았다. 고민하던 끝에 이미 쓴 5줄의 글이라도 블로그에 올렸다. 비밀댓글로 ’이렇게 쓰면 안됩니다. 너무 일기 같아요.‘ 등등 많은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더 이상 쓰는 자체가 무서워졌다. 마음의 장벽이 생겼다.
”야, 그래서 너 평생동안 운전안할 거야. 다시 한번 해봐.“
친구의 그 한마디에 두려웠던 내 마음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운전은 할 수 없을 거라고 마음의 장벽을 스스로 치고 있었다. 계속 내 마음 안에서 ”나는 할 수 없어. 내가 뭘 하겠어. 나는 원래 그래.“ 라고 단정지었다.
그것을 깨고 용기를 내어야 운전면허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밑져야 본전인데 한번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일주일이 지나자 한번의 실수도 없이 코스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비판이나 조언의 글을 많이 읽었다. 나 스스로가 여전히 5줄 이상 못 쓴다고 마음의 장벽을 먼저 치고 두려워했던 것이다. 일단 매일 한 줄만 더 쓰자고 다짐했다. 조금씩 용기내어 6줄, 7줄 등 이어나갔더니 A4 한 장의 글을 2주일 만에 쓸 수 있었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게 되면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두렵다. ”코끼리 사슬 증후군“처럼 미리 겁먹고 자신의 한계를 단정짓는다. 코끼리 사슬 증후군은 스스로가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는데도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장벽을 깨야한다.
그것을 부수지 못하면 영원히 시작도 못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현재 내가 어떤 두려움을 가지고 시작도 못하는 것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자. 그것을 과감하게 깨부셔야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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