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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Nov 12. 2021

밟혀도 일어나는 민들레처럼


어느 덧 11월 중순이다. 올해도 한 달 반 정도 남았다.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간다. 다시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민들레 꽃망울이 만개한다. 가끔 출퇴근 지나갈 때마다 길가에 핀 민들레를 보면 우장춘 박사가 떠오른다.      


오늘 아침에 이메일로 받아본 “따뜻한 하루” 내용이 바로 우장춘 박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장춘 박사는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하다. 친일파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은 불행했다. 아버지는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다. 집안의 몰락으로 보육원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조선사람으로 거꾸로 조선에서는 친일파의 아들이라는 원죄를 뒤집어쓰고 온갖 치욕을 당했다. 그렇게 살게 되면 당연히 비뚤어질 수도 있는데, 그는 자신을 믿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결국 동경대학 농학박사가 되어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 광복 이후 우장춘 박사는 먹을 것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를 위해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수많은 차별과 냉대 속에서도 결국 조국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댓가로 죽기 얼마전에 훈장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나서 남긴 한마디가 이거였다.      


“나는 길가에 핀 민들레처럼 살았습니다. 아무리 밝혀도 쓰러지지 않고 일어나는 민들레. 힘들때마다 민들레를 보면서 다시 힘을 내었습니다. 이제야 조국이 나를 인정하네요.”     

처음 글을 쓰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많은 비아냥과 수근거림을 들었다. 무슨 말도 되지 않게 쓰는거냐! 니가 무슨 책을 쓸 수 있어? 허접한 글 다시는 쓰지 마세요...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그런 말을 듣거나 블로그 비댓으로 볼 때마다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스스로 위축되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잠을 못자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딱 하나만 생각하기로 했다. 정말 내 이름으로 된 책 하나 가지는 그 꿈. 작가가 되겠다는 나의 오랜 꿈을 반드시 현실로 만들고 싶었다.      


누가 뭐라해도 신경쓰지 않고 계속 나만의 글을 썼다. 정말 써지지 않는 날도 어떻게든 앉아서 한 줄이라고 끄적였다. 누가 아무리 밝고 또 밝혀서 쓰러지고 꺾이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민들레처럼 되고 싶었다. 그 민들레를 생각하면서 글을 쓴 세월이 이제 6년을 지나고 있다. 내년이면 7년째다. 그렇게 견디면서 쓴 글의 꽃망울이 벌써 12개다.       


지금 나의 현실이 보잘것없고 초라하다고 포기하지 말자.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쓰러지고 밝혀도 또 일어나는 민들레를 보면서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 그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올해도 추운 겨울이 가고 내년 따뜻한 봄이 오면 민들레도 다시 꽃봉우리를 피울 것이다.      


 그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민들레도 추운 겨울을 온 몸으로 견디고 있다. 인생에 한번쯤은 꼭 한번 좋은 날은 온다. 밝히고 밝혀도 일어나는 민들레처럼 인생이 힘들더라도 다시 한번 힘을 내자. 그 끝은 반드시 근사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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