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Feb 22. 2018

무한도전 HOT 토토가 3를 보면서..

한창 일이 바빠서 지난 설에 방송되었던 무한도전 토토가 3 - HOT 1부를 어제 출장 길에 가면서 보게 되었다. 빠순이 까지는 아니지만 HOT 멤버를 보면 같은 세대다 보니 이상하게 오랜만에 모인 걸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1996년 가을 내가 고3시절에 <전사의 후예>라는 노래로 그들이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멤버들 중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은 나와 같은 동갑내기다. 본명이 안칠현인 강타와 이재원은 각각 1살, 2살이 어렸다. 
     
한창 수능시험을 공부하던 시기라 울부짖는 듯한 “전사의 후예”를 들을때마다 공부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같은 남자라서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힘든 입시를 이겨내며 수학능력시험까지 잘 마칠 수 있었다. 수학능력시험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학에 진학하여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게 되었다. 이후 후속곡 <캔디>의 대히트로 그들은 국민아이돌이 되었다. 
     
고등학교 동창이 동국대에 들어갔는데, 가끔 수업이 없는 날 동창 학교에 가서 시간을 보내면서 놀았다. 5월이면 동국대 축제가 열린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가을에 축제를 하여 대학교 축제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여 수업을 듣고 동국대로 넘어갔다. 충무로역에서 내려 올라가는데 그날따라 여학생이 엄청 많이 모여 있었다. 무슨일인가 해서 물어보니 학교에 HOT가 온다고 한다. 그랬다. 멤버중 토니안이 동국대 97학번으로 입학을 했다. 뜬금없이 왜 토니안을 언급하냐고 물어보면 뒤에 내용을 보면 안다. 
     
정문이 가까워지자 나도 HOT가 올때가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렇게 기다리길 30분이 지나니 승합차 한 대가 섰다. 밑에서 함성이 들리는 걸 보니 그들의 차가 분명했다. 문이 열린다. 딱 보니 그들이 맞다.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무대로 가기 위해선 정문을 지나야 했다. 정문을 지나면서 멤버들이 그래도 여학생들의 손을 잡아준다. 나도 한번 잡아보자는 생각에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한 멤버의 손을 잡으며 악수했다. 
     
“안녕하세요! 토니안입니다.”
     
나와 비슷한 키에 순한 인상의 소유자다. 물론 의상은 캔디 복장이다. 그 순간 이후로 HOT멤버중 토니안을 가장 응원하게 되었다. 지난 무한도전에서 멤버 5명이 다 모였을 때 가장 감격하고 눈물을 보이는 여린 감성의 소유자 토니안을 보니 같이 짠했다.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가면서 나의 20대 초반도 그들과 함께 했다. IMF가 터져 힘들었을 때 <빛>이란 노래를 따라 부르며 힘을 냈고, <행복>을 부르며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로 보낼 수 있었다. 군대 병장시절 그들의 마지막 콘서트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하기도 했다. 17년이 지나서 다시 보게된 그들의 모습! 40줄에 들어선 그들이지만 예고를 통해 본 그들의 무대는 여전히 멋지다. 나도 그들을 보면서 나의 멋진 순간들을 추억하며 다시 한번 멋진 순간들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출처:네이버이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