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철학 공부를 하고 있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철학인데, 쉽게 설명된 철학책을 몇 권 구입해서 정독하는 중이다. 고대 철학자 중 유명한 세 명을 꼽으라고 하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 중 아리스토텔레스는 여러 다방면의 학문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다. 오늘날 학문의 체계를 대부분 그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시절에도 명성이 높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사람들은 인생에 문제가 생길때마다 찾아와서 조언을 구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갑작스런 질문을 던졌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과 쉬운 일은 무엇입니까?”
잠깐 고민하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나 자신을 아는 것이고, 가장 쉬운 일은 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일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만족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답을 보고 무릎을 쳤다.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란 것을 깨닫고 있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남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 사람의 사정도 모르면서 며칠 또는 몇 달동안 바라봤던 그 상대방에 대해 판단했다. 오로지 내 관점과 기준에 의한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을 말했다. 사실 장점 보다 단점을 보는 것이 더 쉽다. 100가지 좋아도 1가지 나쁜 점을 발견하면 평상시 모습은 원래 저런 사람이라고 단정지어 버린다. 2030 시절은 술자리에서 상대방의 뒷담화를 참 많이 했다. 나에게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시절이다.
역시 사필귀정이라 했다. 인생의 힘든 시기를 겪었다.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여전히 내 인생이 망가진 이유가 세상이 나를 버렸다고 여겼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실패자의 인생을 살게 되었을까? 그때까지 내가 어떤 사람일까?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등이 궁금했다. 그전까지 이런 고민을 해본적이 없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매일 한 페이지를 읽고 한 줄씩 쓰면서 참 부끄러웠다. 나 자신을 알면 알수록 참 부족하고 못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고를 당한 것도 내 탓이다. 인생이 힘들다고 자꾸 움츠러드는 것도 내가 선택한 일이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히 살아보자고 하는 결정도 내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은 나 자신이 선택한 일상의 합이다. 부모님이나 친구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 나 자신이 내 인생의 주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라는 의미를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나부터 똑바로 제대로 서야 상대방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나 자신도 잘 못하는데, 인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어줍잖은 잔소리만 하는 내 모습부터 반성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이 힘들다고 불평불만만 한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 공감한다. 지금도 타인의 행동이나 말에 비난하기 전에 일단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돌아보지 않으면서 자꾸 세상탓 남탓만 한다. 그 전에 나 자신부터 돌아보자. 오늘도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먼저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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