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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04. 2022

글쓰기는 영혼의 대화이다

90년대 초반 한창 인기있던 “사랑과 영혼”이란 영화가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남자 친구 샘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사랑하는 연인 “몰리” 곁에 남는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많은 방법을 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다가 영매 메이와 만나게 되고, 그녀의 도움으로 몰리와 재회한다. 마지막에 샘의 영혼은 몰리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천상으로 올라간다.      


2003년 개봉한 “러브 액추얼리”를 보면 누구나 기억하는 명장면이 나온다. 한 여자를 오랫동안 좋아했던 남자 주인공이 성탄절을 맞이하여 여주인공에게 전하지 못한 진심을 스케치북에 적어 고백하는 장면이다. “나에게 당신은 완벽해요” 라는 스케치 북 대사가 압권이었다.      


“사랑과 영혼”에서는 진짜 영혼이 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을 전했다. “러브 액추얼리”에서는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말보다 글쓰기로 전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를 비교하면 말하기 보다 글쓰기가 영혼을 담아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말로 하면 그 감정이 더 실려 좋을 수 있지만, 말하는 것이 서투른 사람은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편지로 써서 전달하는 것이 더 좋다. 분위기 다 잡아놓고 말 한마디 잘 못 내뱉었다가 파투나는 경우도 가끔 본 적이 있다. 말은 한 번 나가면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글은 언제든지 수정이 가능하다.      

또 글쓰기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데 유용하다. 다시 말하면 내 영혼과의 은밀한 고백을 하는 시간이다. 어린 시절부터 생이 다하는 날까지 글을 한 번도 쓰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면서 그 안에 나의 분노, 애증, 사랑, 배려, 공감 등을 집어넣는다.      


글쓰기에서 만큼은 타인으로부터 자유롭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상대방의 분노와 짜증을 쏟아낼 수 있다. 좋은 일을 했다면 스스로 칭찬하기도 한다. 하얀 백지 안에 한 글자씩 채워가는 나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이자 고백이다.      


그렇게 매일 내 영혼과 대화하며 글을 쓰다 보면 위로를 받기도 한다. 10년전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서 한참 방황했다. 그러다가 다시 책을 읽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었던 그 시기에 한글창을 열고 나 자신과 대화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일 쓰다보니 어둠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나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게 되었다.      


혹시 지금 인생이 힘들다면 노트북을 켜고 한글창을 열어 한 줄이라도 지금 나의 심정을 적어보자. 친구나 가족, 지인에게 가끔 넋두리 하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결국 힘들고 지친 나를 제대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 글쓰기는 결국 나를 지켜질 수 있는 내 영혼의 대화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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