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다른 사무실에서 미팅이 있다. 회사로 바로 출근하지 않고 바로 이동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지하철 역에서 교통카드를 체크하고 들어가는 도중에 눈 앞에 큰 개를 끌고 가는 한 여자가 보인다.
‘아니, 이 복잡한 출근 시간이고, 지하철 안에 저렇게 큰 개릍 데리고 탔다고?’
보자마자 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역무원이 그 여자에게 소리치며 다가간다.
“저기요! 이렇게 큰 개를 데리고 지하철을 탈 수 없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역무원이 여자 앞으로 가서 다시 말을 걸려고 하는데, 그녀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 자세히 보니 앞을 보지 못하는 여자다. 아차! 내가 잘못 판단한 듯 싶었다. 잠시 서서 바라보았다. 역무원이 그 여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죄송해요. 제가 잘못 알았네요. 어서 지나가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앞을 보지 못해서 이 개가 방향을 알려주고 있어요.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너무 부끄러웠다. 그랬다. 시각 장애인과 그녀를 안내하는 시각 안내견이었다. 그냥 보자마자 알아보지도 않고 내 잣대로 판단해 버린 것이다. 안내견이 몇 번 시행착오를 겪고 방향을 제대로 찾았다. 안내견이 안내하는 대로 여자도 다시 자신의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서서 바라봤다. 그 개는 그녀의 눈이 되어 도움을 주는데, 나는 그저 지하철에 개를 왜 데리고 타는 불편을 주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닌데, 함부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제대로 그 현상이나 사건을 보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봐야 하는데, 단지 조급하게 내 주관대로 해석해 버린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주관대로 먼저 해석하여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성급하게 내렸던 나의 오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오히려 불편한 건 앞이 보이지 않는 그 여자였는데, 다시 한번 함부로 판단하면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판단하지 마라. 그러면 오판할 일은 절대 없다.” 고 말을 남겼다. 함부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의미다. 자신 마음대로 해석할수록 오판하는 일이 많아진다. 차라리 신경쓰지 말고 보이는 대로 놓아두는 것이 좋다. 앞으로 어딴 사건이나 현상도 잘 보고 정확하게 파악 후 판단하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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