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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Feb 10. 2022

내 인생의 또다른 스승

40대 딱 중간 나이가 되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 마흔이 오는 것이 두려웠다. 불혹이 되기 전에 어떻게든 자리를 잡고 싶었다. 하지만 인생은 내가 원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딱 10년 전 2월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이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난파선에 타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시기였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벼랑 끝이었지만 좋은 스승을 만났다. 처음 만난 스승은 책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인생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책속에서 해답을 찾았다. 그 기억이 떠올라서 다시 찾아갔던 곳이 광화문 교보문고였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책을 보면서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는 내 인생을 위로했다. 3개월 동안 300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어떻게 힘든 인생을 이겨냈는지 읽고 또 읽었다. 읽고 나서 망가진 내 인생을 바꾸기 위해 책에 나왔던 내용을 하나씩 적용하고 실천했다. 그렇게 독서는 내 인생을 바꾸어 준 첫 번째 스승이다.      


몇 년간 생존독서를 통해 나처럼 인생이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찾은 것이 글쓰기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나처럼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매일 한 줄씩 썼다. 그 시기에 만난 스승이 바로 내 글쓰기 스승 이은대 작가다. 사부님을 통해서 글을 쓰면 치유가 되고 성장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 7년 동안 매일 썼다. 글쓰기는 내 인생을 더 나아지게 만든 두 번째 스승이다.  

    

읽고 쓰는 삶을 몇 년간 지속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스승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무엇이든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은 없다.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할 수 있었던 것도 글을 쓰고 여러 과정을 거치는 시간의 흐름이 있기에 가능했다. 많은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항상 처음은 두려웠다. 어느 정도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6년째다. 처음에는 업무나 환경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익숙해졌다.      


인생에 문제가 생겨 풀리지 않을 때도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오해로 인한 인간관계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무뎌지고 잊혀갔다. 어르신들이 왜 시간이 흐르면 다 알게 된다는 말이 이제는 조금씩 실감한다.      


내가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계속 연습을 통해 성취를 이루어내는 것도 결국 시간이 누적되어 만든 결과였다. 그 시간 만큼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 나만의 시간이다. 술에 만취하여 숙취로 인해 하루종일 누워 있는 시간은 참 아깝다. 그 시간에 무엇이라도 조금씩 했으면 좀 더 나은 내가 되었을지 모른다.     


이제는 알고 있다. 이 지구별에서 나에게 얼마나 시간이 남았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그 시간만큼 어떻게든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시간만큼 공평한 스승이 없다. 이제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지금 머물고 있는 순간 아니 계속 흐르고 있는 시간을 통해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내 인생의 마지막 스승은 바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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