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이은대 작가님의 “잘 지내시죠?”라는 글을 보고 조금은 울컥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다시 본 이와이 순지 감독의 일본영화 <러브레터>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이 외치는 “오겡끼데스까?”가 오버랩이 되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면서 상황이 바뀌거나 어떤 연유로 인해 사이가 멀어졌다. 오랜 친구들도 잘 만나다가 먹고 살기가 바빠서 어느 순간 만난지 오래되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그들도 잘 지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릴때부터 인간관계에 있어서 혼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상대방 의사에 잘 맞추어 참고 지내다가 그 사람이 나를 편하게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나도 모르게 그동안 쌓이고 억울한 감정이 폭발하여 관계가 끊긴 적도 있다. 나를 생각해서 말해준 것인데 그걸 오해하여 절제하지 못하는 감정으로 참 많은 사람을 떠나 보냈다. 모든 사람에게 잘하려다 그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는 내 자신을 보면서 뭐하고 있는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작년 연말부터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씩 편해졌다. 이은대 작가님 강연때 들었던 1/3법칙이 생각났다. 1/3은 나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고, 1/3은 나를 싫어하며 나머지 1/3은 나에 대해 관심도 없다는 법칙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신경끄기의 기술>이란 책도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그 사람의 감정이지 내가 그것까지 신경쓸 이유는 없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더 신경을 써도 모자란 시간인데..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체감한 적은 별로 없었다. 내가 지금 집중해야 할 일과 만나는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면서부터 그동안 마음 졸이고 신경쓰였던 일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앞으로도 온전히 지금 이순간 내가 하는 일과 만나는 그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은 내버려두려 한다. 매일 조금씩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도 조금은 자신을 알아가면서 바뀌어가는 것 같다. 그 천성까지 바꿀 수 없겠지만 이제부터라도 모든 일에 초연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좀 더 나은 인생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