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 중이다. 오랜만에 죽마고우에게 문자가 왔다. 반가운 마음에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깜짝 놀랐다. 부음 소식이다. 늦게 결혼한 초등학교 여자동창의 남편이 하늘나라로 갔다는 내용이었다. 동창의 남편은 나와 동갑이다.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는데, 40대 중반의 나이에 이 세상을 떴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할 일은 많은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장례식장에 가려고 했지만. 일이 있어 장례식장에 가는 다른 친구에게 부의금이라도 전달했다. 동창에게 조심스럽게 문자를 보냈다. 아마 그 누구보다 상심이 크고 슬퍼할 친구에게 어떤 위로를 할 수 있을까? 잊지 않고 연락주어서 고맙다고 담담하게 보내는 그녀의 답장을 보니 더 마음이 아팠다. 인생의 허무함을 또 느꼈다. 무엇을 위해서 나는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는지 궁금했다.
퇴근을 하면서도 마음이 착잡했다. 여전히 죽음은 나와 멀리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사실이 두려워진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사라고 하는데, 이제는 그 말에 공감한다. 내일 당장 사고가 나거나 쓰러져서 이 세상을 떠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2030 시절은 남 탓 세상 탓만 했다. 돈을 잘 벌고 좋은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들처럼 되지 못한 나 자신을 원망했다. 야근을 하면서 엄청난 양의 일을 했지만, 그에 합당한 돈을 받지 못했다. 그 월급마저 몇 달 밀렸다. 이렇게 살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10년전 해고를 당하고 나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남아 있는 가족이 있고, 이렇게 허무하게 내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다시 한번 힘을 내어 지금까지 달려왔다.
내 인생이 앞으로 얼마나 남을지 모른다. 앞으로 남은 삶을 사랑하기로 했다. 읽고 쓰는 삶을 영위하면서 타인에게도 같이 나누어 주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지난주 진주, 창원과 영덕에서 각기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읽고 쓰는 삶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들 앞에 서서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나누어주는 그 순간이 참 행복했다. 힘든 시기에 나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 시기에 잘해주지 못한 가족에게 늘 미안하다.
죽음의 끝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은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는 자체가 소원일 것이다. 건강하게 나의 일터에서 일을 하고, 나의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며, 좋아하는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다. 지금 자신의 삶이 힘든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번 힘을 내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비록 현실은 힘들지만 자신을 위해서라도 내 삶 자체를 사랑하자. 나 자신만이 내 인생을 소중하게 지킬 수 있다.
#내삶을사랑하자 #사랑 #죽음 #인생 #글 #삶 #라이팅 #인문학 #마흔의인문학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