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한 실패가 실패인가요? 그런 게 실패라면 나는 아주 폭망한거네. 이 따위 책 써서 출간할거면 쓰지마요.”
“모멘텀? 무슨 말장난도 아니고, 모멘텀이란 말이 지금 이 책의 내용과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예전 어린 시절 기억도 나고 다 좋은데, 글이 너무 투박합니다. 이런 실력으로 책을 출간해도 되는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서 2016~2017년에 자기계발서 <모멘텀>, <미친 실패력>과 에세이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을 출간했다. 아직 출간할 수 있을지 자신감이 없었지만, 반복해서 글쓰기 강의를 듣고 책을 보면서 매일 조금씩 써나갔다. 오로지 서점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다는 일념하에 먹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
그렇게 2년내 세 권의 책이 출간되고 내 품에 안겼을 때의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해냈다는 성취감과 짜릿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역시 모든 사람들이 내 책을 좋아하고 만족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유명 가수나 작가도 안티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쓴 리뷰 중 처음 소개했던 혹평을 보면 답답하고 마음이 좋지 않다. 정말 그렇게 글이 투박하고 내용이 형편없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물론 감정이 안 좋은 상태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어려워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평가한 내용을 흘려버리거나 잘 새겨듣고 다음부터 고치면 그만인데 여전히 악플이나 혹평을 마주하기 되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쉽지 않다.
글을 쓰면서도 계속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선배가 계속 글을 써서 책을 내면 니가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냐고 일주일에 한 번씩 문자를 보냈다. 한 두 번은 참고 넘어가는데, 두 달동안 매주 1회 같은 메시지로 내 속을 박박 긁었다. 참다못해 혹시 나한테 억하심정으로 그러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너 같은 사람이 무슨 책을 낼 수 있겠냐면서 계속 웃으면서 이야기하자 참다가 폭발했다. 한번 더 그러면 선배고 뭐고 없으니 제발 내가 글을 쓰든 뭘하든 신경끄라고 전했다. 그랬더니 자기 지인들과 같이 그까짓 글이 무슨 대단하다고 유세 부리지 말라고 매주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도 지금까지 10년 넘게 잘 지내온 인연이 있어 차단까지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할 때는 누구보다 친절하고 잘 챙겨준 형이지만, 글쓰기를 하고 나서 무엇인가 열등감에 빠져 나를 깎아내리기 바빴다.
그 선배와 무리들을 차단하고 나서 나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 세상에 오로지 하나뿐인 내가 글을 써서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글을 쓰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위에 내 책에 좋지 않은 댓글을 다시 사람들도 이해가 되었다. 아예 관심이 없는 것보다 그래도 읽어주고 평가는 해주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백 배 낫다.
그 뒤로 누가 뭐라해도 신경쓰지 않고 매일 나만의 글을 썼다.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고 몇 권의 책이 출간했다. 얼마 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차단했던 그 선배다. 닥치고 글쓰기 책을 읽으면서 글을 한 번 써보기로 했다고. 그 시절 너에게 비아냥대고 놀린 것은 미안하다고. 사람들이 뭐라해도 묵묵히 너의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책을 낸 네가 참 멋지다고. 그냥 듣기만 했다. 선배도 내 책 잘 읽어보면서 멋진 글을 한번 써보면 좋겠다는 한 마디만 던지고 끊었다.
이제 나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글을 쓰는 직장인 작가이다. 예전과는 달리 어느 순간이나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독서와 글쓰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 외친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고 쓰는 삶을 전파하는 멋진 메신저라고 소리친다. WC 필즈가 이야기한 “사람들이 당신을 뭐라고 부르는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당신이 그 사람들에게 뭐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라는 말을 명심하자.
이 세상에 많은 사람이 있지만 오로지 자신은 하나뿐이다. 움츠러 들지 말고 언제나 이 세상 앞에 나라는 존재를 당당하게 드러내자. 그것만이 자신만의 근사하고 멋진 인생을 사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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