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상북도 영덕 도서관에서 독서법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중간 청중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책 한 권을 꼭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손 한번 들어보세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청중의 반이 손을 든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싶지만, 막상 읽게 되면 한 권을 다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선뜻 독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내 생각이 맞는지 손을 든 몇 명에게 왜 그런지 이유를 물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 한 권을 끝까지 읽는 것이 어렵다 보니 다른 책을 이어보기가 더 힘들어진다고 말한다. 꾸준하게 독서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 갤러리아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글쓰기 강의를 마쳤다. 강의를 듣고 나서 한 분이 매일 꾸준하게 쓰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다. 나처럼 글쓰기가 루틴이 되어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막상 처음 글을 쓰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수강생의 질문에 곰곰이 집에 오면서 무엇이 문제일지 곰곰이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꾸준하게 할 수 있을까?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세운다. 외국어 공부, 운동, 글쓰기, 독서 등 중 하나는 올해안에 꼭 이루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며칠 하다가 포기한다. 작심삼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뇌는 불편한 것보다 편한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어 의식하지 않으면 계속 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무엇인가를 꾸준하게 하려고 하지만, 나중에 해야지 미루다가 못한 것도 많았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꾸준하게 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책도 꾸준하게 읽고, 글쓰기도 매일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며칠 내내 생각하고 고민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일단 ‘재미’ 또는 ‘흥미’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나 흥미가 없으면 무엇인가를 시작해도 억지로 하게 된다. 남들이 많이 하니까 또는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등등 떠밀려서 하기 때문에 일단 재미가 없다. 한 두 번 정도 시도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이런 경우라면 나는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한다. 그 시간에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쉬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내 인생을 바꾸고 싶어서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했다. 책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다. 지금도 독서를 하게 되면 우선 재미가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나를 돌아보기 위해 쓰다보니 마음도 많이 아팠지만, 쓰다보니 즐거워졌다. 매일 쓰는 것이 재미있었다. 관심이 가고 재미가 더해져야 무엇이든 꾸준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흥미도 없는데 억지로 무엇인가를 계속 하지 말자. 그것은 정말 인생도 시간도 낭비하는 지름길이다.
즐겁고 재미가 있어야 그것을 계속할 수 있는 열정도 생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계속 작심삼일 중인 것이 있다면 당장 그만두자. 다시 한번 무엇을 하면 내가 즐겁고 재미있는지 적어보자. 아니면 내가 보고 싶은 책을 먼저 찾아보자. 어떤 글을 쓸 때 즐거운지 고민하자. 재미가 있어야 무엇이든 꾸준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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