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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pr 04. 2018

[에세이] 직장생활 살아남기?

오늘은 오전에 상무님과 같이 인천 한 아파트 현장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볼일을 보고 상무님과 식사를 하면서 직장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무님은 우리 회사에서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20년 넘게 근무중이라고 하셨다. 이직이 잦은 나는 상무님 말씀에 경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작년 초 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다짐한 것이 이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잘리기 전까지 버티면서 오래 다니기로 마음먹은 터였다. 회사를 다녀야 현실적인 경제문제가 해결이 되고, 내가 목표한 것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클때까지 버티기로 했다. 
     
상무님께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었던 건 누구를 만나든 친절하게 대하고 적을 만들지 말라는 첫 번째 이유라고 말씀하셨다. 두 번째 이유는 상대방 말을 끝까지 듣고 난 다음 판단하고 자기 의견을 개진하다 보니 부딪힐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하셨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 매일 상사에게 욕을 먹어서 그만둘 생각을 했지만, 1년만 버티어보자고 결심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는 말씀에 지금 회사가 7번째인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임금이 밀리는 사유로 4군데를 그만두었고, 2군데는 계속되는 야근과 철야근무로 내 생활이 없는 게 싫어 사표를 냈다. 지나고 생각해 보면 임금이 밀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내 커리어에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면 힘든 근무환경을 견디며 계속 다녔을지 모른다. 아무런 목표도 없이 하루하루 내 생활이 없고 과도한 업무에 지치면서 상사의 욕설에 지치다 보니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으려고 박차고 나오게 되었다. 또 내 스스로 욕심이 넘쳐서 상사나 동료가 탓하면 그것을 못참고 욱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때마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못참고 뛰쳐나갔을지 모른다. 
     
올해로 14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좋았던 일도 많고 나쁜 일도 많은 사회생활이었지만, 지금까지 잘 버티고 다니고 있는 내 자신에게 일단 감사한다. 다만 앞으로 언제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상무님의 말씀대로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을 만들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면서 하루하루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직장에서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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