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첫째아이가 책을 보다가 갑자기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아빠가 사는 이유가 뭐야?”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대답할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우리 가족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하고, 남는 시간에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거지.
그런데 왜 갑자기 물어보는거야?”
조금 생각하다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구나. 학교에서 친구가 왜 사냐고 물어봐서..”
문득 내가 왜 살고 있는지 스스로 궁금했다. 나는 왜 사는가? 이 질문에 살면서 지금까지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일을 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Why? 라는 질문은 많이 던졌지만, 내가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말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딸의 그 질문에 조금씩 내가 왜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인간의 3대 기본욕구가 식욕, 수면욕, 성욕이라 한다. 일단 먹고 자는 것은 기본적으로 해야 하지만 성욕은 인간의 이성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이런 기본적인 욕구는 누구나 다 하고 있는 것이므로 제쳐두고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누군가를 도와주고 기뻐하는 내 모습이나 무엇인가를 배우면서 몰입하는 나를 보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한 순간을 느낄 때, 어떤 좋은 세미나를 듣고 감동을 받을 때, 영화나 책을 보고 가슴벅찬 감동과 여운을 느낄 때 심장이 뛰는 그 순간이 좋다.
어릴때는 남을 배려하면서 맞추는 것에 익숙해서 내가 좀 손해보고 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싫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눈치를 보면서 그렇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감정이 폭발하여 나와 주변 전체에 문제를 만들었다. 그것이 너무 스트레스가 되어 나는 왜 자꾸 이러고 사는지 한숨만 쉬는 나날이 많았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자꾸 부정적인 마음이 들고, 나쁜 생각만 하니 가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결국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이것을 차츰 극복하면서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조금씩 찾았던 것 같다.
누가 다시 나에게 왜 사냐고 다시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 자신을 가치롭게 하여 예전보다 더 남들에게 베풀고 싶어서 계속 살거라고...
여러분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