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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느린 것이 가장 빠르다.

by 황상열

끝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회자되는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유튜브에서도 그 인기를 자랑한다. 가끔 우울하고 지칠 때 무한도전을 보고 한번 웃는 것 만큼 만병통치약이 따로 필요없다. 그 중에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유재석이 한 초보 운전자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장면이다.


사실 운전을 가르치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 특히 연인이나 부부끼리 운전을 가르치다 싸우고 헤어지는 일도 생긴다. 그만큼 잘못 운전하게 되면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한 쪽은 운전에 집중하랴 또 한 쪽은 가르치는데 집중하다 보니 예민해진다. 초보 운전자가 실수를 하자 유재석은 동요도 없이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가장 느린 것이 가장 빨리 가는 거에요. 무엇이든 처음에는 실수가 많아요. 계속 해보면 늘어요.”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칠 멘트였을 텐데 이 한마디가 참 가슴에 와 닿았다. 공감한다. 어떻게 보면 오래걸리더라도 한 걸음씩 천천히 나가는 것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자꾸 빨리 이루고 싶어서 한 두 번 해보다 잘 되지 않으면 포기한다. 아니면 이미 그 목표를 이룬 사람에게 많은 돈을 투자하여 노하우를 배운다. 틀린 방법은 아니다. 시간과 돈을 바꾸어 시행착오를 줄여서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노하우를 배우고 나서 직접 써먹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그 노하우를 실제로 적용하여 자신만의 성과를 만들기까지 또 시간이 걸린다. 결국 그렇게 하기 위해서 배운대로 하나씩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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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나는 일단 한 줄이라도 매일 쓰라고 이야기한다. 글도 쓰지 않고 마음만 급하다. 한 줄이라도 매일 조금씩 써야 그게 모여서 하나의 원고가 된다. 하루 또는 일주일 안으로 최소 40꼭지의 글을 완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조금씩 매일 분량을 정해서 쓰다 보면 어느새 초고가 완성이 되고, 출판사와 계약하는 등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아직 남들처럼 고수는 아니지만 조금씩 시드머니를 모아서 꾸준하게 우량주를 산다. 소액투자로 토지 공매를 통해 지분을 취득한 후 다시 되팔기 위해 조금씩 알아본다. 투자도 시간을 두고 조금씩 공부하면서 접근해야 그 본질에 대해 잘 알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은 오히려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아 포기했다. 천천히 나만의 방식으로 가다보면 분명히 크진 않지만 성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우공이산’이란 말이 있다. ‘우공이 산을 옮긴다.’라는 뜻이다.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가장 느리게 가는 것이 가장 빨리 간다는 말과 가장 가까운 고사성어가 아닐까 싶다. 지금 목표를 이루기 위해 또는 성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잘 되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조급해진다. 괜찮다. 지금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잘하고 있다고 믿자.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우직하게 나만의 길을 천천히 가자.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성과란 열매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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