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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을 때는

by 황상열

30대 초반 계속되는 야근과 철야근무로 지쳐갔다. 거기에 발주처와 지자체 공무원의 갑질, 임금 체불 등이 겹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었지만, 현실 때문에 참으면서 회사를 다녔다. 일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스스로 그 많은 상황을 좋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밤에 잠드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숨이 막혔다.


매일 불평과 불만의 연속이었다. 사람들을 만나서 하소연이라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성향이었다. 저녁이나 늦은 밤에 어떻게든 약속을 잡아 지인이나 친구를 만났다. 그 당시 잘 나가는 지인이나 친구가 많았다. 그들에게 나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괜한 자격지심과 열등감으로 너희들이 그렇게 잘 나가냐 라는 나쁜 심보로 대하다 보니 몇몇 사람들과 관계가 끊기기도 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직원, 공무원 중에 하나라도 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작은 설계회사 직원으로 박봉을 받으면서 죽어라 일만 하는 내 모습이 참 초라했다. 모든 것을 가지고 싶었지만, 인생은 내 마음과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탄탄대로를 겪는 친구와 지인들을 보면서 자신감은 점점 사라졌다. 월급까지 밀리자 대출만 쌓여갔다. 바라는 것은 많았지만, 현실에서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 자꾸 비참하다는 생각만 늘어갔다. 그게 쌓이고 쌓여 10년전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수중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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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인생을 바꾸고 싶었다. 먼저 책을 읽었다. 바라는 모든 것을 모두 종이에 적었다. 작가가 되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해달라고. 소위 말하는 쓰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고 하나씩 실행하기로 했다. 우선 매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7년을 하다 보니 몇 권의 책이 나왔다. 소액으로 주식과 땅투자도 하고 있다. 아직 잘 나가는 사람들처럼 그리 많은 돈은 벌지 못했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고 편하게 살고 싶어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당연한 욕구이다. 수중에 돈이 많으면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손에 움켜쥐려 한다. 부와 명예, 존경, 권력...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가질 수 없는 대상도 있다. 타인을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마음, 인성, 교양 등은 억만금을 주어도 살 수 없다. 단기간에 돈을 벌어도 부자 취급을 받지 못하는 졸부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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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그 상황에서 바라지만 못 가지게 되면 그 욕망이 충족되지 않아 불만을 가지게 된다. 결핍이 생기는 것이다. 이럴 때는 이렇게 해보자. 원하는 대상을 바꾸거나 가질 수 없는 상황을 인정하고 생각과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누군가가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몇 십억 자산이 있다고 해도 나는 100만원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 욕망이 충족이 된 것이라 보면 된다.

나부터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있다. 누군가는 돈이 많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은 돈이 아닌 다른 것을 가질 수 있다. 지금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면 바라는 것을 모두 갖지 않아도 마음 편하게 자신만의 인생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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