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남았다고 해요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알고리즘에 뜬 영상 제목을 보고 클릭하게 되었다. 꾸밍이라는 유튜버의 영상이다. ‘내 생애 마지막 기록. 여러분 고마웠어요. 말기. 시한부 일주일.’ 제목의 영상이다. 제목만 봐도 뭔가 울컥한다. 나이도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영상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마지막 힘을 내어 영상을 찍었다고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영상을 올리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이리 찍게 되었어요. 일주일 전까지 멀쩡했는데 갑자기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어요. 의사 선생님 말씀이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살 수 있다고 하네요.”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더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그 기분은 어떨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힘겨운 목소리로 그동안 구독해준 구독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나요. 언제 또 내가 100만 조회수를 넘기고, 이리 많은 구독자들이 오시겠냐. 2020년 난소암 판정을 받고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 우리 엄마, 아빠, 동생, 친구들이 나를 볼 수 있는 영상이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모두들 안녕.”
모두들 안녕... 마지막 한 마디에 내 눈에서 이미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 인생은 유한하다
100년도 못사는 인생이다. 아무리 의료 기술이 발전했다고 대게 수명은 80살이 보통이다. 병에 걸리지 않고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없이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소원이라는 사람이 많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80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나도 이제 내 생애의 50% 이상은 산 셈이다.
위에 소개한 유튜버 꾸밍은 이제 막 21살이다. 20살 얼마나 꽃다운 나이인가?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원없이 하고 싶을 시절인데,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니 얼마나 억울할까? 본인도 시한부 판정을 받았을 때 믿기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살기로 결심한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그녀만의 버킷리스트를 지워갔다.
* 내 생애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만약 나도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사는 동안 가족들에게 참 잘하지 못한 생각이 든다. 남은 시간의 75%는 가족들과 보낼 계획이다. 아내, 아이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못해 본 것들을 하나씩 실행하면 어떨까 한다. 아직 완성하지 못한 원고가 있다면 그것을 마무리하기 위해 남은 20%를 쓸 예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5%는 그 동안 나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에게 연락하여 마지막 인사를 할 것이다.
살아있는 시간 하루하루가 소중할 듯 하다.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시한폭탄처럼 그 줄어드는 시간을 보는 심정일 것이다. 유튜버 꾸밍의 마지막 영상을 보고 그녀도 반대로 얼마나 살고 싶을까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가까워 오는 심정이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무서울까? 신이 있다면 기적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 살아있는 동안 내 삶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래서 멈추지 않고 계속 읽고 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근사하게 보내자. 죽기 전 후회 없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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