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은 이루어진다
함부르크에서 프로축구 생활을 시작한 한 어린 선수가 있다. 아직 낯선 독일 땅이지만 그는 데뷔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내었다.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한다.
이적 첫 해에 좀 부진했지만 다음 시즌부터 보란 듯이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한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그는 세계 최고 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패널티킥이 없이 23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정말 만화에서나 나올 장면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손흥민 선수다. 박지성 선수와 기성용 선수 은퇴 이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주장으로도 활약하는 전무후무한 월드클래스 선수다.
그랬던 그도 어린 시절에는 학교 선수로 두각을 처음부터 나타내지 못했다. 학교 축구의 병폐를 보고 아버지 손웅정이 직접 그를 가르치기로 했다. 7년 동안 기본기만 배웠다. 이후 슛과 패스를 차례로 익힌 그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군말없이 따라했다.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그는 자신만의 무기를 장착했다.
독일로 건너갔지만 워낙 잘하는 선수가 많았다. 슛과 패스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경기흐름을 읽는 방법, 공간이해능력 등이 낮아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그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나갔다. 이제 만 29살 축구선수로는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시점에서 손흥민 선수의 끝은 창대해졌다.
* 모든 시작은 미약하다
2015년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나의 글쓰기 실력은 형편없었다. 5줄 이상 쓰는 것이 어려웠다. 생각나는대로 썼지만 엉망진창이다. 내가 썼는데도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연히 타인에게 내 글을 보여줄 수 없었다.
이 글을 본 지인이나 가족들이 뭐라고 평가할지 두려웠다. 몇 번을 읽어봐도 부끄러웠다. 그만 써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왕 작가가 되고 싶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어떻게든 시작했으니 끝을 내고 싶었다. 성경에 나온 이 구절이 그날 따라 위안이 되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 그 끝은 반드시 창대할 것이다
그렇게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매일 쓰다보니 글쓰기 실력도 조금씩 늘어났다. 쓰는 양도 길어지고, 이 글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감을 잡기 시작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매일 글쓰기를 실행하고 스스로 피드백 해보기로 다시 결심했다. 7년째 쓰고 있지만 단 하루도 거른 날은 없었다. 블로그에 못 쓰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끄적이거나 기록을 남겼다. 책쓰기 원고도 진도가 잘 나가지 않지만 분량을 정하고 어떻게든 채워나갔다. 그 과정 속에서 몇 권의 책이 출간되고, SNS에는 내가 쓴 글이 계속 누적되었다.
책을 출간할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보였다. 많지 않지만 잘 읽었다는 사람도 생겼다. 어떻게든 매일 쓰다 보면 그 끝은 창대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믿게 되었다. 죽기 전에 괴테의 파우스트와 같은 필생의 역작을 남기고 싶은 꿈이 있다. 여전히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폄하할 수 있다. 나를 믿고 창대하게 펼쳐질 인생의 끝을 경험하고 싶다. 아니 난 꼭 경험한다고 믿는다.
지금 무엇이라도 작게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잘 되지 않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신은 분명히 그런 사람에게 행운을 준다. 시작이 미약했지만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 밀어부칠 수 있다면 반드시 그 끝은 당신에게 창대한 끝을 보게 해 줄 것이다.
#시작은미약하지만그끝은창대하리라 #시작 #끝 #인생 #글쓰기 #글 #삶 #라이팅 #인문학 #마흔의인문학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