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방 지나간 것 같아
몇 달전 오랜만에 오신 장인어른과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제 70대 중반이 되어 혼자 예전 고향집에서 텃밭에 채소를 기르고 산책하면서 조용히 지내고 계신다. 몇 잔의 술이 오고가고 하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생에 대해 한번 물어본 적이 있다. 아버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살다보니 금방 이 나이가 되었어.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아. 젊을 때는 그저 일하고 아이 키우느라 열심히 살았네.”
말씀을 들어보니 조금은 공감이 갔다. 마흔이 넘고 나선 정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어른들 말씀처럼 그 나이대 속도만큼 지나가는 것이 인생인 듯 하다.
* 더 가지고 싶어
평균수명이 늘었다 해도 100년 남짓 사는 게 인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망각하며 살아간다. 천년 만년 살 것처럼 행동한다. 돈, 명예, 권력 등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싶어한다. 사실 가지면 좋다. 못 가져서 아등바등 사는 것보다 좀 더 가져서 풍요로운 인생을 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가지고 싶은 욕심 때문에 오히려 망하는 사람도 많다. 돈을 더 벌고 싶어서 투자했다가 모든 것을 잃고 자살하거나 사람을 죽이는 일도 빈번하다. 권력을 움켜주고 싶어 해서는 안될 일을 벌이기도 한다. 적당히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만큼만 누리고 살아도 행복한 세상인데, 왜 그리 천년 만년 다 누릴 것처럼 소유하려 하는지 가끔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 인생은 그저 머물다 가는 것이다.
마흔 전에 어떻게든 성공하고 싶었다. 성공하고 나서 나머지 인생은 편하게 사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되니 자꾸 이 세상에 대해 불만과 불평이 많아졌다.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잘 나가고 누리며 사는데, 왜 나는 이렇게 가진 것도 없고 힘든 일만 있는지 신세 한탄만 했다. 계속 그렇게 살다가 결국 인생의 깊은 나락에 빠지게 되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인생을 다시 공부하게 되었다. 사람마다 가질 수 있는 인생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고 알게 되었다. 그 총량 안에서 자신이 만족할 만큼 가지면 그만이다. 굶지 않을 정도의 식량과 비바람을 피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집 한칸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 욕심이 남았는지 지금보다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를 본다.
어차피 시간은 계속 흐른다. 흘러가는 시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저 주어진 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충실하면서 가진 것에 더 감사하자. 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다시 돌아가는 하나뿐인 내 인생에 너무 욕심내지 말고 지금 여기서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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