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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난 운이 없을까?

(feat. 운도 노력의 부산물이다.)

by 황상열

* 지지리도 운이 없구나


2000년대 중반 처음 사회생활을 작은 설계회사에서 시작했다. 전공공부는 재미있었지만, 일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학창시절 내내 들어서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4학년 2학기 졸업반 시절 전공을 살리지 않기로 결심하고 취업준비를 했다. 동기들이 도시계획기사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 다른 공부를 했다. 토익시험과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계획한 대로 토익점수도 확보하고, 정보처리기사도 땄다. 이제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였고, 내 판단은 틀렸다.

전공을 살리지 않으니 갈만한 직장이 없었다. 지원하는 회사마다 서류에서부터 탈락했다. 어쩌다 서류통과 후 면접까지 가도 거기까지였다. 졸업 전에 이름 있는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졸업은 다가오는데 계속 미끄러지니 답답했다. 그 사이 대기업, 공기업 등에 입사한 친구나 선배들의 소식이 들려온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지지리 운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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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운을 타고난 축구선수?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뭉쳐야 찬다”이다. 서로 다른 종목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축구로 전국재패를 하자고 모였다. 감독과 코치는 유명한 안정환과 이동국 선수다. 특히 안정환 감독은 20년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이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의 영웅이다. 연장전에서 헤딩골로 경기를 끝냈다. 그 추억을 황선홍, 조원희 선수 등이 출연한 회차에서 같이 회상한다. 출연자들은 안정환의 그 헤딩골이 들어간 것이 실력인지 운인지 등에 의견이 분분했다. 황선홍 감독은 안감독이 현역 시절에도 헤딩을 진짜 못해서 그 골은 정말 천운을 타고나서 들어간 것이라고 놀렸다. 발을 동동 구르면서 그게 아니라는 안정환 감독은 이렇게 반문했다.


“천운은 진정 노력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겁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했지만 그의 말에 나는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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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도 노력의 결과이다


공감한다.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2002년의 추억을 안겨준 안정환 감독도 재능이 출중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엄청난 노력파라고 전해진다. 불우한 어린시절에 축구 하나만 보고 열심히 노력했다. 외모도 너무 멋져서 실력이 가려진 케이스지만, 왜 “판타지스타”라고 불리는지 그의 경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또 큰 경기에 강했던 그는 분명히 운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그 자리까지 갔던 노력이 없었다면 분명 운도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요새 나도 조금씩 운이 들어온다고 느낀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몇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 책과 SNS를 보고 생각지 못한 기회들이 조금씩 생겼다. 기업이나 문화센터 등 외부강의와 온라인 클래스 제작을 해보자는 제의가 그것이다. 그런 운도 노력하는 자에게만 온다는 말을 실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남들과 비교만 했던 그 시기에 운이 없었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운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행운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가야 한다. 일단 무엇이든 시작하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어느 시점에 성과는 나타난다. 그 시기에 행운까지 겹치면 더 잘 되기도 한다. 지나고 보니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도 예전에 비하면 운이 들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운도 노력의 결과이자 부산물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지금 운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무엇이라도 조금씩 실행해서 노력해보자. 그렇게 하다 보면 한번쯤은 자신에게도 행운은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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