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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나아지면 그만이다

by 황상열

요새 유튜버와 방송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선수 이천수. 그는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나라에서 킥을 제일 잘 차는 선수로 유명했다. 재능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잘하는 동기가 있어 그를 따라잡기 위해 매일 수 백개의 볼을 찬 것으로 유명하다. 더 잘했던 동기가 바로 최태욱 코치다. 그를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이천수 선수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물론 친구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공을 찼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오늘 잘 못 차면 내일 좀 더 잘 차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그렇게 한 두달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니 더 발전한 것 같아요.”


한 시절을 풍미했던 프로야구 이종범 선수에게 아들이 하나 있다. 그 아들도 지금 현재 프로야구의 최고 타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바로 “바람의 손자”라고 불리우는 이정후 선수이다. 아버지가 “바람의 아들”로 불리우다 보니 그 아들에게 손자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이다. 처음 데뷔할 때부터 잘했지만 1년 2년 지날 때마다 좀 더 발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한 인터뷰에서 이정후 선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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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훈련이 끝나고 매일 혼자 늦게 200개의 스윙을 했습니다. 상대를 이기려 하지 말고 자신을 이겨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어제 못하면 오늘 더 연습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좀 더 나아진 것 같아요.”

만 7년째 글을 쓰고 있다. 지금 나를 알게 된 사람들은 많은 책을 출간했다는 성과에 놀란다. 국문학 전공자도 아니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가 글을 쓴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란다. 다른 유명 작가들처럼 전국적으로 알린 책은 거의 없지만, 다작을 했다는 사실에 물어본다. 원래 글쓰기에 재능이 있던 거 아니냐고.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늘 같은 이야기를 한다. 업무용 보고서가 아닌 일상적인 글은 5줄이상 쓰지 못했다. 인생의 큰 실패를 겪고 나서 다시 살고 싶어 책을 읽었다. 책을 읽다보니 타인을 도와주고 나를 다시 돌아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막상 쓰려고 하니 5줄 정도 쓰면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어떻게든 길게 쓰고 독자가 읽을만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고민이 되었다.


같이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들의 글을 보고 위축되었다. 어쩌면 저리 잘 쓰는지. 자꾸 잘쓴 남의 글과 비교하다 보니 쓰는 것이 두려웠다. 이렇게 가다간 내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다. 생각을 바꾸었다. 남의 글을 보지 않고, 내 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매일 한 줄만 더 쓰자고 결심했다. 오늘 못 쓰면 내일 잘 쓰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글쓰기의 두려움을 깰 수 있었다. 결국 그렇게 쓴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첫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목표를 이루고 싶은데 조금 더디게 나아간다고 해서 너무 고민하지 말자. 오늘 못했다고 생각하면 내일 더 잘하자고 외치면 그만이다. 그리고 나서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보냈다면 이미 잘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충실하게 가다보면 반드시 자신이 원했던 근사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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