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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떨어져 바람인줄 알았더니 세월이더라

by 황상열

몇 달전 싸이월드가 복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전에 나의 20대와 30대 초반까지 함께했던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다. 어쩌면 싸이월드가 잘만 더 활성화 되었다면 우리나라를 넘어 글로벌화 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몰락하고 오래된 추억이 되어 버렸다. 오랜만에 접속한 싸이월드에서 나의 젊은 시절을 발견할 수 있었다.


봄이 되면 벚꽃이 핀다. 벚꽃이 피면 참으로 화려하다. 하지만 그 화려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고작 일주일에서 길어야 10일 남짓이다. 그 짧은 시간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을 붙태우고 떨어진다.

나의 20대 시절도 그랬다. 분명히 힘든 시절도 있지만,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명의 사람을 만나 같이 토론하고 술잔을 나누던 추억, 만 번의 도전을 하면서 얻었던 경험이 남아있다. 그것이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던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20대 시절의 청춘 시절이 벚꽃이 가장 화려하게 폈던 그 시기였다.

사진을 보니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이 내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떠오른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시절이다.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못했던 경험도 많이 했다. 과외, 서빙, 막노동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도 병행했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아 계획도 많이 세우고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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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이 영원할 줄 알았다. 언제나 청춘으로 살 것 같았다. 꽃잎이 조금씩 떨어져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화려한 꽃잎이 다 지고나니 남은 것은 세월이었다.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그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은 이제 내 기억에만 남아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사람의 인생 중에 가장 화려한 시기를 꼽으라면 20대가 아닐까 싶다.


꼭 청춘이 아니더라도 사람마다 자신 인생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빛나는 시기는 다를 것이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화양연화”라는 단어로 비유한다. 자신만의 꽃잎이 열리고 있는 시기라면 그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간을 낭비한다면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20대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이라 생각한다.


남은 인생에서도 계속 “내 인생의 화양연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매일 만나는 하루 1시간 1분 1초 그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아마도 내 인생의 꽃잎을 가장 화려하고 오랫동안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 그 꽃잎이 떨어지면 정말 세월만 남았음을 느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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