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 김 훈
<칼의 노래>로 유명한 김훈 작가의 신작 소설이다. 이번 소설도 역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저자만의 담담한 서체로 풀어냈다.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 이야기다. 일본에서는 존경받는 인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일제강점기를 열게 한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은 유명하다. 안중근 의사가 왜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게 되었고, 사건 이후의 이야기를 소설은 담고 있다.
“우덕순이 말했다. 이토가 온다는 이야기냐? 그렇다. 하얼빈으로 온다. 온다고?”
안중군은 우덕순에게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으로 온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소설에서도 둘이 이야기하지 않지만, 지금이 아니면 이토를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의기투합한다.
“키 큰 러시아인들 틈에 키가 작고 턱수염이 허연 노인이 서 있었다. 저것이 이토로구나.. 저 작고 괴죄죄한 늙은이가...... 저 오종종한 것이... 안중근은 조준했다. 고요히 집중했다. 손바닥에 총의 반동이 가득찰 때 안중근은 총알이 총구를 떠난 것을 알았다.”
이토를 저격하는 그 순간을 참 구체적으로 담백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오종종하다’라는 표현도 처음 알았다.
“코레아 후라!(한국 만세!)”
저격 후 이토는 쓰러진다. 러시아 헌병들이 그를 덮치려고 뛰어오기 전 만세를 불렀다.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은 결국 잡혔다.
법정에서 재판을 받거나 감옥에서 심문을 받을 때도 안중근은 담담했다. 남겨진 아내와 세 아이의 안위를 걱정했지만,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다. 감옥에서 자신의 평전을 완성하고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1910년 3월 26일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토 히로부미가 죽고 나서 한일합병은 앞당겨졌다.
책을 읽는 내내 숙연해졌다. 30대 초반의 나이이지만 이미 국가를 위해 자신 한 몸을 희생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대단해 보였다. 교수형으로 죽기 전까지 담담하고 의연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한 것을 보면 정말 엄청난 정신력의 소유자처럼 보인다.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소설책을 통해 인물의 감정표현, 스토리 구성 등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되었다. 앞으로 소설을 써보고 싶은데, 참고를 해보면 좋을 듯 하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일주일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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