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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by 황상열

* 어린 시절의 꿈


아프리카에 사는 원주민을 치료하는 한 사람이 멋있게 보였다. 자신이 가진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그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사준 위인전을 통해 슈바이처 박사를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 무엇이 되고 싶다고 물어보면 ‘대통령’이라고 생각 없이 대답했다. 그랬던 내가 처음으로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로 의사였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머니께 물어보았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될 수 있다고 했다. 열심히 보다 잘해야 하고, 의사는 정말 아는 지식이 많아야 한다는 말씀에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되고 싶은 대상이 생겼으니 이제 실행으로 옮기기로 했다. 정말 나름대로 열심히 책을 보고 공부했다. 의사만 될 수 있다면 탄탄대로가 될 것 만 같았다.


* 의사가 되기는 개뿔


사춘기가 되어서도 의사가 되겠다는 꿈은 변함이 없었다. 특히 치과의사가 꿈이었다. 내가 이빨이 못생긴 이유도 있지만 다른 과 의사보다 더 멋지게 보였다. 의대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실패했다. 모의고사에서 충분히 갈 수 있는 점수가 되었지만, 본 시험에서 망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었다. 나는 그렇게 의사의 꿈을 접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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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꿈을 꾸다


점수에 맞추어 들어간 대학의 전공이 내 직업이 되었다. 지구과학 교사가 되고 싶어서 들어갔던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가 “도시공학”과 “토목공학” 이 합쳐진 과라는 것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가서 알았다. 이때 내가 참 무지한 걸 처음 알았다. 어떻게 자신의 진로를 점수에 맡길 수 있단 말인가? 그나마 나한테 잘 맞는 학문이 도시공학이었다. 도시공학은 도시계획, 교통공학 등 세분화된 학문으로 또 분류가 되었다. 졸업하고 지금까지 그 전공으로 먹고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전공을 살려 일을 하다가 인생의 쓴맛도 경험했다. 계속되는 야근과 밤샘근무, 발주처의 갑질, 그것보다 더 힘들게 했던 임금 체불 등으로 많이 힘들었다. 결국 저 바닥까지 떨어졌다. 인생의 변화가 필요했다. 그때부터 다시 무엇이 될지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바로 그것은 ‘작가’였다. 독서와 글쓰기를 만나고 나서 새로운 두근거림을 느꼈다.


*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매일 조금씩 글을 쓴 덕분에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되었다. 세 번째 책을 출간하기까지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게 5년전 겨울이다. 작가가 되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나니 뿌듯했다. 그 뒤로도 계속 글을 썼다. 하지만 뭔가 예전처럼 끓어오르지 않았다. 기계처럼 썼다. 작가가 되었다고 매너리즘에 빠진 듯 했다. 아니 빠진 게 맞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여러 책을 다시 읽고 멘토들의 강의를 듣고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생을 잘 사는 길은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작가가 되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랐다. 곰곰이 생각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결국 찾았다. 앞으로 인생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읽고 쓰는 삶을 전파하면서 살기로. 힘든 인생을 독서와 글쓰기로 이겨냈던 그 경험을 나누어 주고 싶었다. 어떻게 살아햐 하는가는 바로 나의 사명을 찾는 것이었다.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명이 있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지금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더 초점을 맞추어보자. 그것만 찾을 수 있다면 당신의 인생도 더 근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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